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카카오게임즈와 유사한 수준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일각에서는 100조원에 가까운 청약 증거금이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됐지만 실제로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일반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6일 기준 통합 청약 증거금 58조4236억원, 경쟁률 606.97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일반 청약 최종 경쟁률은 1524.85대 1이었다. 청약 증거금은 58조5543억원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새 기록을 썼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게임즈를 넘어서는 증거금 기록을 세울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으나 약 1000억원 부족한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 첫날 증거금 8조6242억원, 통합 경쟁률 89.6대 1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마지막 날에 막판 눈치보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 참여 경쟁에 불이 붙어 SK바이오팜 성적을 넘어섰다.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은 30조9899억원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방탄소년단(BTS) 세계적인 인기 등에 힘입어 카카오게임즈를 넘어서는 IPO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신기록을 다시 쓰지는 못했다. 이는 공모가가 높게 형성됐고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에 비해 낮아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빅히트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 SK바이오팜(4만9000원)보다 높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 비율은 43.9%로 카카오게임즈(58.6%)와 SK바이오팜(81.2%)에 비해 낮다.
SK바이오팜의 경우 3개월 의무보유 조건으로 물량을 배정받은 기관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난 5일 주가가 10.22% 하락했다. 6일은 이렇다 할 상승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0.36% 상승에 그쳤다.
증권사 목표주가 편차도 크다. 낮게는 16만원부터 높게는 38만원까지 형성됐다. 주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제시한 메리츠증권 이효진 연구원은 “빅히트의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는 방탄소년단인데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져 대중성은 계속 상승세로 보이지만 이익의 결정 요소인 팬덤 성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제시한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빅히트 공모가는 완전히 저평가됐다”며 “매번 신작과 구작이 만나 콘텐츠를 반복 확장해가는 서사형 앨범 전략으로 IP 가치가 더욱 길어지며 여기서 발생한 2차 판권과 콘서트 없이도 판매되는 굿즈 매출이 위버스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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