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급성장 중인 배달 앱 관련 현안이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합병으로 인한 배달 앱 시장 독과점 문제 대책에 대한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이번 국감에서 여론을 달랠 만한 실효성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결합 승인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 김완수 소상공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이 8일 출석할 예정이다. 당초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김 의장을 대신해 김범준 대표가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가장 집중 조명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배달앱 시장은 호황을 맞았으나 가맹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에 대한 불만도 따라 높아졌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올해 4월 수수료 체계 개편을 시도했다가 가맹업주 반대 여론에 부딫혀 즉각 철회하기도 했다. 합병 이후 수수료 정책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배달의민족은 의구심을 해소시킬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8년에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국감 증인으로 호출돼 배달앱 광고비 적정성 문제로 의원들에게 질타 받았다. 이후 배달의민족은 경매식 입찰 광고 상품인 '슈퍼리스트'를 폐지했고 요기요 역시 1만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해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정책을 변경했다.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질의가 오갈 예정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마트·편의점 상품을 이륜차 물류망으로 빠르게 배송해 주는 'B마트'와 '요마트'를 각각 운영 중이다. 해당 사업은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하거나 기업브랜드(PB) 방식으로 제조해 매입하고 있어 기존 중소마트를 포함한 지역 유통업체를 위협한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당초 B마트 사업은 e커머스와 배달 플랫폼 간 경계를 흐려, 시장 획정 범위를 늘리고 독과점 점유율 논란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골목상권 침해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실제 한국편의점협회는 지난달 25일 성명문을 통해 “수퍼마켓과 편의점, 중소형 마트 등 전통적으로 소매업종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와 생활용품, 애견용품 등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골목상권의 붕괴가 필연적”이라며 “전통 골목업종을 공략 타깃으로 한 B마트와 요마트의 서비스 중단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배달기사 처우 문제도 주요 현안 중 하나다. 배달의민족은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트', 요기요는 '요기요플러스'와 '요기요익스프레스' 등을 통해 전담 배달기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배달업계 종사자 규모가 크게 늘면서 보험 및 사고 증가 문제에 대해서도 기업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국내 최초로 배달기사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자율 협약을 체결한 점을 부각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은 지난 6일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대화포럼'을 통해 작업조건 및 보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고충 처리 창구를 설치하는 등 주요 협의 사항을 명문화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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