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ISA원장, 전문가가 맡아야

[사설]KISA원장, 전문가가 맡아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차기 원장 인선에 착수했다. KISA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후보 공모를 시작했다. 공모 기간에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압축한다. KISA 원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각계의 의견 수렴과 검증을 거쳐 청와대가 결정한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26조)에 따르면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은 총 수입액이 1000억원 이상, 직원 정원이 500명 이상인 경우 주무 기관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난 2분기 기준 KISA 임직원은 757명이다. 정규직 기준으로는 지난해 500명을 넘겼다. 김석환 원장의 임기는 다음 달 12일까지다.

KISA 후임 원장에 주목하는 배경은 임명 때마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공공기관이지만 정치인 출신 등 비전문가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사례가 많았다. KISA는 지난 2009년 한국정보보호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통합으로 출범했다. 임명 때부터 줄곧 비전문가가 등용됐으며, 선임 이후 퇴임까지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초대 원장은 1년을 못 채우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2대 원장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1년 8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세 번째 원장도 중도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사례는 백기승 원장과 김석환 원장 둘뿐이다.

KISA 차기 원장 후보를 놓고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전 국회의원 등 청와대 후광을 등에 업은 인사가 유력하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낙하산 인사가 꼭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 능력을 갖추고 실력만 있다면 오히려 배경이 든든한 인사가 나을 수 있다. 문제는 전문성이다. KISA는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다. 민간 정보보호 분야를 총괄한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온다면 그만큼 시행착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자리가 아니라 업무가 목적인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 그래야 KISA 본연의 역할과 위상에 충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