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도기연은 창업 초기부터 투자와 융자를 결합한 투융자복합금융의 덕을 톡톡히 봤다. 창업 초기 자금 사정이 어려웠을 당시 생산기반 마련을 위해 지원받은 10억원의 성장공유형대출은 신도기연이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신도기연은 평판디스플레이 후공정 접합장비와 휴대폰 터치액정 주입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2000년 8월 창업해 삼성전자, 중국 BOE 등 디스플레이 기업에 제품을 납품했다. 2004년 인라인 방식 탈포기를 개발하고 국면 접합부를 가진 '갤럭시 에지' 모델 생산용 접합기를 단독 공급하기도 했다.
대기업 등에 납품 실적을 인정받은 신도기연은 제품 양산을 위한 생산기반 구축이 절실해졌다. 이 때 자금공급원이 되어 준 것이 중진공의 성장공유형대출이다. 2012년 전환사채(CB)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신도기연은 적시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지금의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이후 지속된 매출 증가세에 신도기연은 10억원 가운데 절반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전환, 추후 기업 성장에 따른 공유를 약속했다. 2017년 무렵에서는 다수의 벤처캐피털(VC)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수출도 동반 상승했다. 2016년에는 무역의날 2000만불 수출의 탑, 이듬해에는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연이어 수상했다. 수출 증가 과정에서 지원받은 38억원에 이르는 수출 금융 역시 신도기연의 성장에 큰 힘이 됐다.
신도기연은 2012년의 지원을 올해 코스닥 상장이라는 성과로 갚았다. 처음 지원받았던 CB는 RCPS를 거쳐 보통주로 전환됐다. 자금을 지원한 정책기관 입장에서도 기업 입장에서도 더 큰 이익으로 투자 성과가 돌아온 셈이다.
신도기연의 공모가는 1만6000원으로 수요예측 과정부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달 들어서도 신도기연 주가는 꾸준히 2만2000~2만3000원선을 오가며 공모가를 웃돈다. 15일 현재 신도기연의 시가총액은 177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8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신도기연은 곡면 디스플레이 기술과 라미네이터, 오토클레이브 등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사업부터 진공유리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박웅기 신도기연 대표는 “창업 초기,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원받은 성장공유형 자금이 기술을 개발하고 중소기업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됐다”면서 “중진공에서 자금지원, 내일채움공제 등 맞춤형 정부 시책을 적기에 지원해준 덕분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올해도 중소벤처기업이 기업공개시장 진입하는데 도움을 주고 적극적으로 투자 연계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