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공공 통신망 주요 구간을 양자암호기술로 보호한다. 최장 2000㎞에 이르는 구간에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양자암호기술의 공공망 상용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행정안전부에 국가 융합망 백본망 사업 보안 수단으로 양자암호를 제안했고, 행안부가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융합망 백본망 사업은 정부 각 부처가 개별 운영하는 정보통신망을 통합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820억원(1망 541억원, 2망 286억원) 이상이다. SK브로드밴드는 1망 사업을 수주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국가 융합망 백본망 사업 보안 솔루션으로 QKD 적용 방안을 제안했다”며 “사업자로 선정돼 양자암호를 실제 적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애초 사업 제안서에 보안 수단을 제시할 것을 명시했다”며 “기존 암호 방식은 물론 양자암호 또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최장 2000㎞에 이르는 백본망 주요 전송구간에 QKD 장비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자암호 망 설계를 진행 중으로, 세계 최장 구간에 버금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자암호 최장 구간 적용 기록은 중국이 보유 중이다. 2016년 중국 베이징에서 상하이에 이르는 2000km 구간에 양자암호를 적용했다.
QKD는 SK텔레콤 자회사 IDQ가 제조, 공급한다. QKD 전송 구간은 통상 60~80㎞ 정도다. 1개 구간에 2개 장비가 들어간다. 이를 감안하면 SK브로드밴드는 최대 60개 안팎의 QKD 장비를 투입할 전망이다. IDQ는 지난해 'EU 오픈 프로젝트를 수주, 1400㎞ 구간에 QKD를 도입한 바 있어 자체 기록 경신도 예상된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 양자암호 사업에서 공동 전선을 구축,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두 회사는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공공·의료·산업 분야 총 3개 과제 주관사업자로 선정됐다. 광주시, 연세의료원, 한화시스템, 우리은행 등 통신망에 양자암호를 도입한다. 시범사업에 이어 상용사업을 기반으로 공공과 민간 시장에서 대형 레퍼런스를 잇따라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현장 적용이 미진했던 양자암호 상용화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한편, QKD는 데이터 암호화를 위해 양자로 만든 암호 키를 통신망에 공급하는 장치다.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에게 동시에 분배한다. 해킹을 위해 통신망에 침투해 암호키를 탈취하려고 하면 양자에 담긴 정보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해킹 시도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SKB, 백본망 보안 수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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