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지닷패스트' 장비로 美에 기가인터넷 구축한다

NIA, 새크라멘토 시범망 서비스
주관사업자에 SK브로드밴드 선정
별도 광케이블 설치 필요없어
시장성 강점...유럽 등 진출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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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미국에 기가인터넷 시범망을 구축한다. 국산 기가인터넷 기술력과 서비스 모델의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금석이자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미국 새크라멘토 국산 지닷패스트(G.FAST) 장비 활용 기가인터넷 시범서비스' 주관사업자로 SK브로드밴드를 선정했다. 지닷패스트는 별도 광케이블을 설치할 필요없이 구리 전화선을 활용해 기가급 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시범사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국산 지닷패스트 장비로 현지에서 기가인터넷 망을 구축하고 상용 회선을 개통하는 게 골자다.

SK브로드밴드는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현지 통신사(ISP)와 제휴해 국산 지닷패스트 장비를 활용해 새크라멘토에 시범망을 구축한다. 이후 현지 통신사와 새크라멘토 현지에서 상가건물 등을 대상으로 예비·신규 가입자를 모집한다.

지닷패스트 장비 기반 평균 1.3Gbps 속도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운영 환경을 테스트하고 국산 장비 성능을 시연·검증할 계획이다. 시범서비스 이후 현지 반응에 따라 기가인터넷 망 설계 기술 적용과 추가 가입자 모집 등 서비스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닷패스트는 광케이블을 새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시설이 낙후된 노후 건물 등에서도 공사 부담이 덜하다. 넓은 국토 면적으로 광케이블 신규 포설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미국에서는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산 장비를 활용하는 미국 시범서비스 사업 결과는 노후 건물 비중이 높고 문화 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신규 케이블 포설 공사에 난항을 겪는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세계 무대 진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브로드밴드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수행업체와 세부 기술협상을 마치는 대로 연내 새크라멘토 망 구축을 시작할 계획이다.

통신 전문가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10기가 인터넷 대중화 필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광케이블 신규 포설이 어려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기존 구리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지닷패스트 장비 국산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