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낄 수 없다면 훔쳐버리겠다… 위험 수위에 도달한 콘텐츠 동북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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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게임사 블리자드가 오버워치에 적용한 꽃가마 스킨. 한국 캐릭터 디바가 색동저고리를 입었다.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가 오버워치에 적용한 꽃가마 스킨. 한국 캐릭터 디바가 색동저고리를 입었다.

중국이 한류콘텐츠를 자국문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를 '베끼는 것'에서 '중국의 것'이라고 왜곡하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중국이 최근 관심을 보이는 건 한국 전통의상 '한복'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아이돌 무대의상으로 한복이 주목받자 자국 문화 '한푸'로 편입하려고 한다. 단순히 서적과 대중매체를 통해 왜곡된 사실을 알리는 방식에서 콘텐츠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한푸 해시태그 클릭 수에서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다. 7월 17억3000만건에서 10월 4억여건이 폭등했다. 틱톡 관련 영상은 350만건에 달한다. 중국이 차단한 인스타그램에도 #한푸 해시태그는 4만5000건이 넘는다. 한푸 브랜드 '중회한당'은 올해 1분기에만 작년 전체 매출을 올렸고 13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런 세뇌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샤이닝니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 게임이 한국 서비스 기념으로 한복을 추가하자 중국 이용자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 전통의상이 아닌 한족 전통의상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사 페이퍼게임즈는 회사와 조국 입장은 늘 일치한다며 한복 아이템을 삭제했다. 한국 이용자가 반발하자 '중국기업으로서 국가 존엄성 수호'를 이유로 서비스 1주일 만에 한국 서비스 종료를 통보했다.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한복의 날을 기념해 제작한 한국 캐릭터 아리의 한복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한복의 날을 기념해 제작한 한국 캐릭터 아리의 한복

한복만이 아니다. 중국은 2017년부터 한국 콘텐츠 수입을 막았다. 그러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훔쳐가고 있다. 20대 국회 김성수(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8년 한해에만 국내 프로그램 34개가 중국에 베끼기 피해를 당했다. 또 '소녀시대' '엑소' '현아' '트와이스' '여자친구' 등 K-팝 아이돌 콘셉트를 그대로 따라 하기도 했다. 콘텐츠마다 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이라는 점에서 피해액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은 일본 기모노와 닌자를 자국 문화라 주장하기도 했는데 일본이 관련 게임을 적극 만들어 성공하지 못했다”며 “콘텐츠를 통해 한복 아름다움을 자연스레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