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건의료 가명정보 결합과 활용 활성화에 나선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건강보험 등을 통해 방대한 보건의료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결합전문기관과 협의체를 조기 출범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12일 보건의료분야 결합전문기관 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국내 최초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3개 기관을 보건의료 분야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지정된 전문기관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2개 이상 가명정보를 안전하게 결합, 반출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결합전문기관 협의체는 산업·의료 현장에서 가명정보 결합 활용 시 발생 가능한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해결해 조속한 제도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됐다.
보건복지부와 3개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와 실무협의체를 주기적으로 운영하며 실제 가명정보 결합 사례를 공유해 기관 간 일관된 업무처리를 도모하고 가명정보 활용 관련 교육, 홍보, 우수 사례 발굴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전문기관과 보건복지부와 공동 대응체계 구축으로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정책 지원과 제도 개선방안을 즉시 마련해 데이터 활용 편의성과 용이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실시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도 및 수요조사 결과, 응답자 87.1%가 앞으로 데이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단일기관보다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결합할수록 활용 가치가 높고 건강보험 등 공공 데이터와 민간 의료기관 임상 데이터가 결합될 때 활용 가치가 가장 높다는 응답이 많았다.
정부도 보건의료 분야 결합전문기관을 통한 건강보험 데이터와 민간병원 임상 데이터 결합 수요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건보공단은 가입자 자격·보험료, 진료·투약 내역, 건강검진·생활습관, 장기요양보험, 의료기관, 검진기관, 요양시설 관련 정보 등 약 3조4000억건(356TB)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심평원은 진료내역, 실시간 투약내역(DUR), 의약품 유통, 의료자원 등 약 3조건(300TB)에 이르는 빅데이터를 보유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원인 분석 연구를 진행할 때 건보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임상시험 참여자의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 정보와 심평원 최근 5년 진료내역을 결합해 과거 진료 내역을 교차 분석하면 백신 부작용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방대한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손쉬운 활용을 돕기 위해 정부는 보유 데이터 내용·구조, 개방 목록 등 정보를 제공하고 결합 활용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빅데이터 큐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가명 데이터 제공자와 사용자간 권리·의무관계 및 개인정보보호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가명정보 활용 표준 계약서(가칭)'을 제시하고 데이터 심의위원회 표준 운영모델 등을 마련해 중소병원 등 소규모 기관의 가명정보 제공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가명정보 결합으로 의료, 산업, 정책 현장에서 데이터 기반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데이터 빅뱅 시대를 맞아 결합전문기관을 중심으로 민간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