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던 유통가, 연말 대목 앞두고 '코로나 악재'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할인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할인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대를 넘어서면서 유통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내수 진작책에 힘입어 겨우 반등했던 소비심리도 다시 위축되는 양상이다. 업계는 자칫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연말 특수를 놓칠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했다. 대규모 유통시설의 경우 당장 방역수칙에 따른 변화는 없지만 소비위축으로 인한 간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2단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2단계로 격상되면 일반관리시설에 해당하는 백화점과 마트 등 쇼핑시설도 이용인원이 제한돼 직접적 매출 타격이 우려된다. 당장 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쇼핑몰부터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점포 상당수가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연말 마케팅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연말 특수는커녕 상반기 악몽이 재현될 수 있어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확진자 방문으로 문 닫는 점포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임시 휴점했다. 추가로 문을 닫는 점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에도 이태원발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격상으로 매출이 10%가량 하락하며 회복세가 한풀 꺾인 바 있다.

겨울 매출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할인 행사에 집중해왔다. 실제 내수 진작을 위한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자체 프로모션에 힘입어 3분기부터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매출도 전분기보다 2.8% 신장하며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대로 코로나가 재확산될 경우 되살아난 소비불씨가 꺼질 수 있다. 당장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진행 중인 연말 정기 세일도 주말 장사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다음 달 선물 수요가 몰리는 성탄절 특수도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보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구축한 대응 프로토콜을 토대로 고객 안전을 최우선에 둔 방역 시스템을 가동한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소비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가 격상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역 조치를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