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미래모임]김학도 중진공 이사장 "중소기업에게 위기 속 기회 있어"

전자신문과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 주최하는 2020년 11월 정보통신미래모임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렸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소벤처기업의 변화 방향과 중진공 지원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전자신문과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 주최하는 2020년 11월 정보통신미래모임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렸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소벤처기업의 변화 방향과 중진공 지원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 중소기업이 직면한 3대 키워드는 바로 △비대면 경제 확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지난 20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린 '정보통신 미래모임'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소·벤처기업의 변화방향을 전망하며 이처럼 말했다.

김 이사장은 30년 이상을 공직에 몸담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 대부분을 지낸 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을 거쳐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역임했다. 지난 5월부터 중진공 이사장으로 취임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한국 경제를 끌고 가는 허리이자 중심은 결국 중소기업”이라면서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일수록 중소기업에게 수요처나 인프라 등 더욱 많은 지원이 이뤄진다면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 역할을 더욱 많이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과거 산업부 재직 시절 베트남과 통상 협상 경험을 예로 들어 정부 정책이 중소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역설했다. 김 이사장은 “2014년 협상 개시 당시 베트남과 협상 테이블에서 제가 대기업 제품 하나를 파는 것보다 중소기업 제품 10개를 파는 것이 국가 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더니 베트남 측 수석 대표 역시도 같은 생각이라는 답을 들었다”면서 “이런 생각으로 서울에서 3일간 꼬박 밤을 새워가며 논의했던 3000개 품목이 바로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회고했다.

실제 한국과 베트남 교역 규모는 베트남과 협상 당시 300억달러에서 700억달러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 결과 베트남은 우리나라 교역 상대국 2위로 급부상했다. 김 이사장은 “베트남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제품 상당수가 결국 중소기업 제품”이라면서 “베트남과의 협상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정책 지원 역시 마찬가지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경제·DX·GVC 변화에 대응이 최대 숙제

김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소·벤처기업이 대비해야 할 핵심 화두 세 가지를 △비대면 경제 확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글로벌 밸류체인(GVC) 변화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라는 유령을 극복해 우리가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다”면서도 “이런 시점에서 중소기업이 직면한 키워드를 바르게 인식함으로써 우리가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중소기업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비대면 경제 확산이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중진공 역시 지원체계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진공이 딱딱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상담부터 예약접수, 기업 실사를 나가는 일 등 3번에 걸쳐 이뤄지는 절차를 한 번으로 줄이고 이마저도 비대면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면서 “지금은 상담만 비대면으로 전환했지만 2022년 상반기에는 약정까지도 비대면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지원 체계 역시 비대면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11번가나 G마켓과 같은 국내 쇼핑몰에 입점만 하면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해외 쇼핑몰에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면서 “국내 우수 기업이 해외에서 손쉽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방에 수수료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주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도 지원을 확대한다. 김 이사장은 “결국 디지털 전환에 더해 정보통신기술(ICT) 그리고 데이터와 융복합에 성공한 기업이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스마트공장 분야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업데이트되지 않고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문제를 사후 관리하고, 인력 배움터도 키워 6만명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진공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따른 대응 역시 중소기업과 중진공이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았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서 촉발된 자국 보호주의와 자국 이기주의라는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처럼 무역적자가 계속된다면 미국은 결국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수입관세, 세이프가드, 반덤핑과 같은 수단으로 통제를 시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무역체제 변화에 따른 대응을 우리 역시도 분명히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지역기업 활성화로 코로나 위기 극복해야”

이러한 GVC 변화에 따른 대응을 지역기업의 활성화를 통해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 이사장의 목표다. 김 이사장은 “지역기업이 튼튼해야 결국 국가가 튼튼한 것”이라면서 “기존에 중진공이 수행하지 않았던 업종별 지원을 지역 단위 지원기관, 지자체와 연계해서 다양하게 추진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이 구상하는 지역기업 지원 방향은 지역·산업·업종 특화다. 그간 산업부가 지원하던 업종별 지원 방식과 중기부의 기업별 지원 방식을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필요하다면 업종별 주머니, 지역산업펀드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략 사업을 중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지원이 계속되어야만 지역에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유턴기업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 넥스트유니콘 사업이 대표 사례다. 이 사업은 공공기관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강원도 내 폐광 기업을 강원랜드와 함께 발굴해, 중진공의 청년창업사관학교기업이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이사장은 “이런 방식으로 지역 기관과 협업해 나간다면 지역 기업 발굴은 물론 해당 산업 활성화 역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 노력하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목적”이라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