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크기를 줄여라...'반도체 냉각 경쟁' 후끈

웰스더원
웰스더원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정수기 업계가 '반도체 냉각' 기술 경쟁에 돌입해 주목된다. 기존 대비 40% 이상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소음, 진동을 없앨 수 있어 차세대 정수기 기술로 관심이 집중된다. 30여년 국내 정수기 역사에서 '물맛'과 '위생'에 이어 '크기'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1인 가구 증가, 가전 개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형화 필요성이 커졌다.

24일 정수기 업계에 따르면 역삼투압(RO)과 중공사막(UF) 필터 간 물맛 경쟁,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저수조 간 위생 대결 이후 '크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직수정수기'가 위생과 크기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한 이후 반도체 냉각 정수기가 등장하며 더욱 작은 크기 정수기가 가능해졌다.

10여년 전부터 존재하던 반도체 냉각 방식을 혁신하며 업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업체는 웰스다. 이 업체는 지난 달 '웰스더원'이라는 초소형 정수기를 출시하면서 반도체 냉각 기술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웰스는 '웰스 디지털 냉각 시스템(DCS)'을 통해 컴프레서는 물론이고 냉각탱크까지 없애면서 반도체 냉각 기술을 되살렸다. 반도체 정밀 제어를 통해 냉각 온도 정밀제어를 가능하게 했다.

냉각을 위한 압축기, 냉각유로뿐 아니라 냉각탱크까지 없애면서 작은 본체를 구현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소음과 진동도 발생하지 않는다. 웰스더원 정수 필터링 본체 체적은 경쟁사 제품 대비 40% 이상, 기존 웰스더원 대비 60% 이상 크기가 작다.

10월 출시된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역시 반도체를 이용한 순간 냉각 방식을 적용, 제품 내 컴프레서를 없애 크기와 소음을 줄였다. 국내 정수기 최초로 영국 소음저감협회에서 부여하는 국제 인증 마크 '콰이어트(Quiet) 마크'를 획득하며 저소음 기술을 인정받았다.

반도체 냉각은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를 이용한다. 물체에 전기가 흐르면 한쪽은 발열, 반대쪽은 냉각되는 현상이다. 펠티어 효과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를 활용하면 가전 제품을 더욱 작고 조용하게 만들 수 있다.

정수기에서 크기가 중요해진 이유는 사용 환경 변화 때문이다. 1인가구가 많아지며 집 자체가 좁은 데다 식기세척기, 커피머신, 전기오븐 등 주방가전이 다양해지며 공간 문제가 생겼다. 가전에서 소음 문제도 중요해졌다. 반도체 냉각 방식은 이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기대주로 각광받는다.

홍병성 웰스 상품기획팀장은 “최근 정수기 시장은 정수기 본질인 깨끗한 물에 대한 만족을 넘어, 협소한 주방 공간의 효율성을 위한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도달했다”면서 “향후 디지털 냉각 시스템을 신제품에 널리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