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CJ가 글로벌 물류 사업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업과 중소상공인(SME) 사업 영역을 세계로 확장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4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CJ와 함께 협의체를 만들어서 세부 협력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물류에서는 기존에 네이버가 투자한 회사와 함께 글로벌 진출을 고민하고 있고, 전체 그림이 구체화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난달 총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물류와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을 예고했다. 한 대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양사 협력 목표가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음을 공식화한 셈이다. CJ대한통운은 40개국 154개 도시에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부문 협력 역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 웹툰 '여신강림'은 CJ 산하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로 만들어 tvN에서 방영하고 네이버 영상 클립에서 소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미국을 거점으로 지배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지역에서 웹툰 저변을 확대할 기회를 마련했고,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역시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영어권 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 대표는 “유럽에서도 웹툰 비즈니스가 성공적”이라면서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남미와 유럽 웹툰 월간순이용자수(MAU)가 550만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3지대에서도 웹툰 시장이 열리며 성장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에 대해서는 '예상한 일'이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 대표는 최근 11번가와 손잡고 한국 진출을 발표한 아마존에 대해 “예상한 일”이라면서 “인터넷 시장에서 누가 1등을 하고 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는지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 대표는 “국경과 상관없이 어떤 기업이든지 여러 나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인터넷 산업의 본질을 보여 준 것”이라면서 “글로벌 기업의 국내 e커머스 시장 진출이 거세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의 발언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네이버를 대상으로 시장지배력 남용 조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 자사결제수단 강요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구글이 생태계 전체를 보고 신중하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한 대표는 “구글은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영향력이 절대”라면서 “구글의 정책 변화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국내 창작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창작자,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생태계를 만들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구글이 자사 결제 수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면 국내시장 창작자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구글은 국내에서 많은 수익을 내고 있어 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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