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세계 1위 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정부의 그린 뉴딜 추진에 따른 우리나라 시장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오스테드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천 지역에 1.6GW 규모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해상풍력 업체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 프로젝트는 국내 130만가구에 청정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상업운전에 돌입한다. 오스테드는 풍력 발전기 100기 이상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인·허가 등을 받아 자체적으로 해상풍력 단지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예상 투자액은 약 8조원이다.
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인천 프로젝트는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세계에서 입증한 뛰어난 해상풍력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성공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테드는 인천 옹진군으로부터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받고 현재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풍력발전단지 개발 과정은 사업자 공모, 발전사업허가, 개발행위허가 등을 거친다.
오스테드는 현재까지 덴마크, 영국, 네덜란드, 독일, 미국, 대만 등에서 해상풍력발전 설비를 1500여개 설치했다. 작년 기준 107억달러(11조8899억원) 수익을 올렸다. 사업 능력은 세계 수준이다. 오스테드가 운영 중인 영국 월니 익스텐션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해상풍력 단지다. 여의도 면적 대비 32배에 달한다. 발전기 87기가 전력 659㎿을 공급한다.
오스테드가 한국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성장성과 추진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전환으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24㎿인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오는 2030년 12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작년 기준 유럽 전체 해상풍력 설치용량이 15.8GW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속도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 에너지전환 가속을 촉구했다. 오스테드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에 나선다.
인·허가가 관건이지만 오스테드는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해상풍력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2016년 1㎾h당 0.19달러에서 2018년 0.13달러까지 내렸다. 오는 2022년에는 현재보다 60%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LCOE 하락은 그만큼 보급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집중 공략 지역은 해상풍력 기술적 잠재량이 각각 12.4GW, 11GW에 이르는 전남과 인천·경기가 꼽힌다.
오스테드는 국내 기자재 업체 등과 협력을 지속 강화할 전망이다. 이미 현대스틸산업, 삼강엠앤티, LS전선, 포스코, 씨에스윈드, 효성, 포스코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해상풍력 글로벌 리더로서 대단위 풍력사업 경험과 엔지니어링 역량, 현지 공급망 구축 및 원가절감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한국의 재생에너지 강국 도약에 일조할 것”이라면서 “수조원대 경제적 효과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