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공익 제보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이끌어 냈지만 정작 제보 중소기업은 길어지는 민사 소송과 대기업의 각종 압박으로 인해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육가공업체 '신화'의 윤형철 대표는 24일 “연매출 680억원을 이룰 정도로 유망 중소기업이었던 업체가 170억원 가량의 손실금과 롯데마트의 온갖 음해와 회유,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현재 법정관리 받는 처지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와 재단법인 경청의 지원으로 이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롯데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자체 할인 행사를 위한 원가 대비 낮은 가격의 삼겹살 납품 강요 △납품단가 후려치기 △물류비, 인건기, 판촉비, 세절비, 컨설팅비 전가 등의 피해를 입었다. 윤 대표는 이런 피해 사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보해 최종적으로 408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로 이어졌다.
롯데마트의 과징금은 정부로 귀속됐다. 이후 신화는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결정한 48억원의 피해 손실액 보상을 받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실액 보상을 위해 롯데마트와 5년간의 소송을 추가로 이어가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화는 롯데마트와 거래가 즉각 단절됐고 이로 인해 17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 법정관리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윤 대표의 주장이다.
재단법인 경청은 윤 대표의 사례와 같이 공익제보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고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재정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청 측은 “과징금 처분이 최종적으로 있더라도 국고로 귀속되고 정작 피해기업에게는 지원이나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불공정피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구제기금을 도입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공익신고로 과징금을 이끌어내고도 생사기로에 놓인 중소기업을 중소벤처기업부가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당장의 법정관리나 부도 위험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