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투싼·싼타크루즈' 추가 생산…"SUV 12종 승부수"

현대자동차가 미국 현지 생산 차종을 3종에서 5종으로 확대한다. 현재 7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은 12종으로 늘리면서 SUV 강화 전략으로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대차 신형 투싼.
현대차 신형 투싼.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중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신형 '투싼'과 픽업트럭 신차 '싼타크루즈'를 생산한다. 투싼은 1월, 싼타크루즈는 5월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한다. 이로써 현대차 미국 현지 생산 차종은 아반떼와 쏘나타, 싼타페 3종에서 5종으로 늘어난다.

신차가 현지 생산에 돌입하면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도 원활한 물량 공급이 가능해진다. 연산 40만대 규모인 미국 공장 가동률도 100% 육박할 전망이다. 콤팩트 SUV 투싼은 현대차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주력 차종으로 월평균 1만대가 팔린다. 투싼은 2004년 미국 진출 이후 올해 5월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설 만큼 인기가 높다. 그동안 투싼은 국내 울산공장이 생산을 전담해왔다.

미국에 새롭게 투입할 신형 투싼은 4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내년 1분기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2분기 이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까지 라인업을 넓힐 계획이다. 투싼 준고성능 버전인 투싼 N라인도 출시를 앞뒀다.

현대차 싼타크루즈 양산 전 콘셉트카.
현대차 싼타크루즈 양산 전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도 5월 생산에 돌입해 현지 판매에 들어간다. 2015년 콘셉트카를 선보인 이후 5년 만의 공식 데뷔다. 싼타크루즈는 투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형 픽업트럭이다. 투싼과 패밀리룩을 공유하며 4도어 형태를 갖추고 후면에 적재함을 추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편에 따라 2041년까지 픽업트럭 관세(25%) 유지가 결정되자 싼타크루즈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안을 확정했다. 싼타크루즈 신규 생산을 위해 현대차는 미국 공장 생산라인을 정비했고, 2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신차 2종 현지 생산과 함께 공격적 SUV 확대 전략도 주목된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내년까지 SUV 라인업을 12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2종에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N 퍼포먼스, 아이오닉 SUV 버전 등이 포함된다.

현대차가 미국 내 주력 제품 라인업을 SUV로 전면 개편하는 것은 높은 판매 성장세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차 미국 판매량 5만7000여대 가운데 SUV 비중은 68%에 달했다. 올해 누적 판매 기준으로도 투싼이 처음 엘란트라(아반떼) 판매량을 넘어설 만큼 SUV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전략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책 기조에 따라 향후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라인업의 현지 생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바이든은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추가와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한 에너지 공약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 내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따라 현대차의 생산 전략도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현지 수요가 높은 SUV와 전기차 등으로 생산라인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