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컴퓨터박물관은 2013년 7월 제주도에 개관한 아시아 최초 컴퓨터 박물관이다. 6년간 100만여명이 다녀갔다. 국내 사립 박물관 연평균 관람객 12만명을 웃도는 관람객이 찾는다.
박물관 건설에만 150억원이 투입됐다. 준비기간은 4년이 걸렸다. 현재 7000점 이상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1층엔 컴퓨터 하드웨어를 전시했다. 2층에는 게임 시연, 3층에는 코딩 등을 경험할 수 있게 꾸몄다. 세계에 6대 밖에 없는 작동할 수 있는 애플1 컴퓨터, 최초 마우스인 엥겔비트 마우스 복각판, 세계 최초 상업용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 등 다양한 전시물과 게임, 코딩 등 체험 코너를 만나볼 수 있다.
넥슨 컴퓨터박물관은 과거 유물을 담은 박물관이 아닌 생명력 있는 현재 진행형 매체다. 컴퓨터 기술적 변화와 이로인해 파생된 사회, 문화적 맥락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컴퓨터 발전과 대중화를 이끄는 동시에 게임을 통해 청소년에게 재미와 미래 기술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기존 박물관과의 차별점은 박물관을 대하는 관람객 시선이다. 30~40대가 주를 이루는 성인 관람객은 대부분 온라인게임 태동과 성장을 경험한 세대다. 이들에게 박물관은 즐겼던 게임을 다른 사람과 경험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이 된다.
2014년 진행한 '바람의 나라' 초기 버전 복원은 넥슨 컴퓨터 박물관만이 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빙이다.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상용화된 국내 최초 그래픽 기반 MMORPG다. 복원에는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당시 정상원 넥슨 부사장 등 초기 개발자 7명이 참여했다. 초기 소스가 남아있지 않아 98년 소스를 바탕으로 역개발 했다. 문화재를 복원하듯 게임 역사를 살려냈다.
전시전 '게임을 게임하다'는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대한민국 게임역사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 온라인 게임 특징인 참여와 성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했다. 레드닷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은 “온라인게임이 만들어지고 진행되는 과정을 재해석하고 개개인의 시각으로 온라인게임 역사를 해석해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 '콤퓨-타 체육실' 전시를 연 것도 콘텐츠 발굴 사례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고 야외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스포츠 게임을 실제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으로 조명했다.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게임기로 초기 스포츠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박물관은 개관 전부터 지역주민과 교류하며 상생하고 있다. 제주시교육청과 제휴를 맺고 자유학기제 학생들을 중심으로 더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