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다음엔 IP 침해·도용, '혼돈의 카오스' 중국

라이선스를 받은 게임(왼쪽)와 받지 않은 게임. 구분이 불가능 할 정도다.
라이선스를 받은 게임(왼쪽)와 받지 않은 게임. 구분이 불가능 할 정도다.

대중 게임수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내 만연한 '짝퉁'게임이 해결과제로 떠올랐다. 업계와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공동대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규제당국이 한국게임에 신규 판호를 내주지 않은 동안 복제게임, IP무단 도용 등 지식재산권(IP)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공백이 발생한 4년간 피해 규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다.

위메이드가 대표 피해자다. 위메이드는 2016년부터 IP 홀더로 권리 행사를 위해 셩취게임즈(옛 샨다, 액토즈게임즈 모회사), 37게임즈, 킹넷 등 대기업을 비롯해 70여건 소송을 진행했다. 큰 비용과 시간을 들였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배상을 받지 못했다.

위메이드가 컨설팅업체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중국 내 미르 IP 시장 규모 감정을 의뢰한 결과 약 6조7000억원으로 집계했다. 미르 미투게임 '전기류' 게임으로 범위를 늘리면 9조40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위메이드가 작년 한해 받은 모든 라이센스 비용은 584억원에 불과하다.

출시를 기다리는 게임도 IP 침해·도용 게임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내 또 다른 국민게임 '던전앤파이터' 역시 IP도용과 침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기 게임이다 보니 '아라드의 분노'를 비롯해 다양한 도용게임이 존재한다. 넥슨은 IP가치 제고를 위해 2017년부터 소송까지 불사하는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에서 직접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만큼 꼼꼼하게 챙기기 어렵다.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와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사설 서버가 성행한다. 웹젠 '뮤', 조이맥스 '윈드러너', 넷마블 '스톤에이지', 엔씨소프트 '리니지', 엠게임 '열혈강호', 한빛소프트 '오디션',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IP도 다양한 침해를 경험했다. 향후 중국시장이 열려도 이미 중국 IP인냥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사업 전개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발본색원이 쉽지 않다. 정식 계약 없이 짝퉁 게임을 새로 만드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정식계약을 맺은 뒤에도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만 지급하기도 한다. 심지어 홀더를 사칭하는 일도 있다. 항의를 통해 앱을 내려도 비슷한 게임을 새로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최근에는 침해, 도용 사실을 인지하고도 앱 스토어 최적화(ASO), 검색최적화(SEO)를 중문간체로만 수정해 서비스를 계속한다. 한국 노출만 줄이는 조치다. 중국 시장 특성상 중국 내 퍼블리셔 권한이 커 국내 게임사 운신이 제한되는 점도 한몫 한다.

업계와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경찰청, 특허청 등이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으나 법보다 빠른 중국 게임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 중국 정부와 공조도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차원 항의와 경고를 넘어서 국내 기업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가 IP 보호를 위해 힘써야 한다”며 “침해 관련정보, 피해구제 방법 공유 등 국가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