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OTT 연계 라이브커머스 진출…판매 채널 다각화

2023년 8조원 시장으로 성장 전망
홈쇼핑 사업 무게추 모바일로 옮겨가
네이버·카카오 등 시장 잠식에 대응
판매채널 확보 위한 콘텐츠 제휴 나서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

홈쇼핑 업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선보인다. 영상 기반 커머스에 뛰어드는 사업자가 늘면서 TV홈쇼핑의 독점적 지위가 위협 받고 있어서다. 이종산업과 함께 모바일에 특화된 라이브 판매 콘텐츠를 구축, 새로운 성장 활로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은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에 새롭게 개설되는 '쇼핑Live'에 입점한다. 연내 오픈하는 쇼핑Live는 OTT 최초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KT는 OTT 차별화를 위해 홈쇼핑 사업자와 협력을 꾀했다. 신세계TV쇼핑, KTH 등 T커머스 업체도 콘텐츠 제휴를 논의 중이다.

KT와 홈쇼핑사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사용자 맞춤형 라이브 커머스를 조성한다. 우선 기존 홈쇼핑 판매 콘텐츠를 동시 송출하고, 새해에는 시즌 전용 라이브 판매 콘텐츠를 공동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라이프 플랫폼으로 도약을 꾀하는 KT의 OTT 차별화 전략과,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려는 홈쇼핑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TV홈쇼핑의 경우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기존 유통채널까지 라이브커머스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모바일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 등 주요 홈쇼핑업체는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각각 '쇼핑라이브'와 '쇼크라이브' 등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고객 확보가 시급해졌다. 또 네이버 쇼핑라이브 채널에서도 실시간 판매 방송을 진행하는 등 이종산업과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비대면 소비 변화에 따라 핵심 판매 채널로 급부상한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대로 추정되며, 2023년에는 8조원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국내 TV홈쇼핑 시장 규모가 20조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홈쇼핑들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현대홈쇼핑 현대H몰 모바일 라이브 채널 쇼핑라이브
현대홈쇼핑 현대H몰 모바일 라이브 채널 쇼핑라이브

홈쇼핑 사업의 무게추도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갔다. GS홈쇼핑은 3분기 모바일 취급액이 6292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5.7% 늘었다. 전체 취급액에서 모바일 비중이 57.8%에 달한다. CJ오쇼핑 역시 TV부문 취급액은 역신장한 반면, 디지털 부문은 두 자릿수 신장세다. 현대홈쇼핑도 30% 안팎의 모바일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모바일 라이브 판매 역량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OTT 업체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홈쇼핑사는 KT와 함께 시즌 내 커머스 채널 시청 데이터로 확보한 소비 트렌드를 상품 구성에 반영하고 모바일 시장에 맞는 세로형 라이브 방송을 제작한다. 일방향 형태의 기존 판매 방송과 달리 실시간 채팅을 통한 양방향 소통과 구매·결제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쇼핑Live 전용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라이브방송 콘텐츠 제작 역량은 높지만 TV 채널 외 일반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급성장하는 OTT 채널과 연계한 라이브 콘텐츠를 제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