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실험실 중심 기획창업을 활성화한다. 교수 중심이 아닌 대학이 앞장서 우수 보유기술을 사업화하는 모델이다. 기술사업화 수익 방안으로 기업 스톡옵션 확보까지 열어뒀다.
김용진 서울대 산학협력단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15일 “단편적 기술사업화 방식으로는 기업체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단장은 기술사업화를 통한 수익 모델에 관해서도 “시장 수요에 맞는 다양한 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창업단계에서부터 지분확보와 학교의 집중지원이 같이 가는 대학 보유기술 사업화 모델을 제안했다. 그간 대학이 특허 기술이전으로 단기 기술료 수익을 추구한 것과 다른 시도다.
김 단장은 “실험적 시도라는 점을 가정한다면 기술지원을 통해 기업의 스톡옵션 확보, 현금 이외에 주식을 대가로 하는 기술거래, 대학 주도 기획창업, 산업체 공동 연구개발(R&D) 센터 등 투자와 상생 중심의 적극적 기술사업화 수익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올해 초 대학의 기획창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별도 운영되던 지식재산관리부와 창업지원부를 지식재산전략본부 산하로 재편했다. 기술 기반 실험실 창업과 기획창업을 추진하는 전략사업부와 함께 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했다. 이노베이션센터는 산학협력중점교원과 변리사 등 기술사업화에 경험을 가진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됐다. 센터는 기술이전부터 창업까지 지식재산전략본부 업무 전반을 지원한다.
서울대는 우수 특허를 선별하고 전략특허를 발굴하기 위한 특허심위의원회도 강화, 운영하고 있다.
김 단장은 대기업에 비해 열악하지만 속도감있게 움직일 수 있는 중소기업 R&D 기능에 주목했다. 그는 “대기업과는 미래원천기술을 개발 협력하고, 중소기업·스타트업과는 실질적으로 사업화가 가능한 단계의 실용기술을 개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보유 기술을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서울대만의 기술홍보와 기업매칭의 장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고, 서울대 SNU공학컨설팅센터, 서울대 연구처 소재부품 산학협력 추진위원회,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참여한 '2020 SNU 산학협력 기술설명회'를 처음 마련한 것도 그 일환이다. 설명회는 서울대 보유 핵심 기술을 5개 분야 25개 기술, 제품으로 추려 홍보하고 중소중견기업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김 단장은 “장기적으로 서울대 연구성과와 분야별 기술을 공개하는 설명회를 '브랜드'로 정착시킬 것”이라면서 “설명회가 대학과 산업체간 기술파이프라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단장은 서울대병원 의료혁신실장, 대외협력실장, 의료정보운영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7월 산학협력단장을 맡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