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새해부터 자체 개발한 운용체계(OS) '훙멍(Harmony)'을 사용한다. 훙멍은 화웨이 전략 스마트폰 'P50'를 시작으로 TV,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될 전망이다.
이는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와 결별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개발자용 '훙멍 2.0' 버전을 공식 공개하고, 배포를 시작했다. 9월 화웨이개발자대회에서 공개한 버전이다.
화웨이는 훙멍이 안드로이드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운용체계라며 훙멍 2.0은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시대를 위한 OS라고 자신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훙멍 2.0은 △기기에 따른 적응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개선된 보안 △향상된 음성 인식 기능 △크로스 디바이스 데이터 전송에 초점을 맞춰 빨라진 원격 읽기△쓰기 성능 △ iOS보다 빠른 검색 성능 등을 제공한다.
화웨이는 2021년 1억대 이상 기기에 훙멍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훙멍을 앞세운 OS 독자 행보를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체 OS를 개발해 왔다. 지난해 8월 훙멍을 공개한 이후에 스마트 TV와 스마트워치 등 일부 제품에만 적용했다.
화웨이의 이 같은 행보가 어떤 결론을 도출할 지 관심이다.
우선 중국 시장에선 안드로이드를 배제하더라도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도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제거된 중국식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만큼 안드로이드가 배제된 스마트폰을 생소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선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과 동남아, 남미 등 글로벌 이용자가 안드로이드가 아닌 훙멍이 장작된 스마트폰을 구매할 지 미지수다.
화웨이 자체 OS 전략 성공 여부는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혹은 애플 앱스토어와 비교가능한 정도로 앱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독자적인 스마트폰 생태계 구현에 실패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대표 사례가 MS”라며 “화웨이가 훙멍이 탑재된 스마트폰 이용자를 만족시킬 생태계를 구성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세계 앱 개발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화웨이 생태계로 진입을 권유하고 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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