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新유통 선점 전략은…'DT+옴니채널'

먹고사는 문제를 담당하던 오프라인 유통은 이제 자신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휩쓸어간 유통시장은 새해도 비슷한 소비성향을 유지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유통흐름에 적응하면서 옴니채널 등 디지털전환(DT)에 속도를 낸다.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O4O) 가속

롯데마트 후방 자동화설비
롯데마트 후방 자동화설비

전국에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로 전환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뿐만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매장도 지역 거점 온라인 거점으로 확장한다.

롯데는 롯데마트의 온라인 시장 배송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장을 기반으로 한 배송 거점화에 속도를 낸다. 롯데마트는 일반 점포를 '세미다크 스토어'로 변신해 배송 거점화에 나선다.

세미다크 스토어는 배송 전 단계인 팩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형태다.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영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주문까지 대응할 수 있는 형태로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성장을 대비한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스마트 스토어만으로는 매장의 배송 거점화 전략이 어렵다고 판단해 스마트 스토어 대비 5분의 1 수준의 투자비와 확대 속도에 유리한 세미다크 스토어를 중점 강화할 계획이다. 새해까지 29개 세미다크 스토어를 확대한다.

자동화 시스템은 '풋 월'(Put Wall) 방식과 '암'(ARM) 방식을 병행한다. '풋 월'은 미국 아마존에서 효율성을 검증받은 자동 패킹 시스템으로, 매장에서 1차 피킹한 상품이 후방으로 들어오면 지역·고객별로 상품을 스캔해 정리한다.

자율이동 로봇을 활용하는 '암'은 새해 1분기까지 수원점과 월드컵점에 시범 도입한 후 확대 운영된다. 주문상품의 피킹과 패킹까지 전자동화한 '스마트 스토어'도 연내 12개 점포에 적용한다.

SSG닷컴은 물량의 상당 부분을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에서 분담 처리했다. 온라인 전용물류센터가 있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권역의 경우 이마트 점포 기반 물류센터(PP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넓힌다. 이마트는 PP센터 인력을 단기 증원해 처리 가능 물량을 20% 이상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전략 핵심으로 점포 풀필먼트센터(FC)를 내세웠다. 각 점포를 온라인 전초기지 삼아 전국 물류망을 구축한다.

◇새로운 소통 채널로 떠오른 '라이브 커머스'

네이버·카카오의 라이브 커머스
네이버·카카오의 라이브 커머스

스마트폰 위주 소비자를 공략한 라이브 커머스는 언택트 시대에 구매를 위한 소통 채널의 대명사가 됐다. 업계 추산으로 지난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한다. 전체 e커머스 시장에서 1.9%에 해당된다. 2023년에는 8조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동영상 서비스 이용이 간편해지고 접근성도 편리한 점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라이브 커머스에 주목한다. 롯데백화점, 롯데온,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등이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이마트와 SSG닷컴도 신선식품 소싱을 라이브 커머스로 강화한다. 한우·한돈 새벽배송 판매를 시작으로 신선식품 판매를 온라인으로 넓힌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T커머스, 기존 e커머스 업체들로 라이브 커머스 확장은 대세다. 신세계TV쇼핑은 가수 양준일과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라이브 커머스 인플루언서 아카데미'를 열고, 온라인 패션쇼도 진행했다. 갤러리아백화점과 AK플라자, 티몬, 위메프 등도 라이브 커머스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잇따르는 '합종연횡'...경계·국경이 사라졌다

롯데 유통사 통합 할인 행사 롯데온세상
롯데 유통사 통합 할인 행사 롯데온세상

지난해 '뜨거운 감자'로 계획을 밝혔던 합종연횡이 구체회된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연합했다. 3000억원 규모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아킬레스건이었던 물류 분야를 보강했다. 11번가는 글로벌 e커머스업체 아마존과 제휴를 밝혔다. GS홈쇼핑은 GS리테일과 합병을 발표했다. GS리테일의 디지털 전환 일환으로 GS홈쇼핑 DNA를 수혈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도 지난해 SSG닷컴와 물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PP센터 구축과 상품 판로 확대에 주력했다. 롯데 역시 온라인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픽업 장소로 삼거나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둥 옴니채널 강화 전략을 중점을 뒀다. 롯데 전 채널을 합친 롯데ON도 새해부터 전략을 구체화한다. 현대백화점은 식품관 전문몰을 오픈하고 새벽배송을 시작하는 등 달라진 언택트 소비 시대에 적극 대응한다.

코로나19는 모든 변화를 앞당겼다. 특히, 유통시장에서는 그 변화가 더욱 컸다. 먹고사는 문제가 직결됐기 때문이다. 새해부터는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유통3.0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