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스팀 FMV 게임 나온다

한국 최초 스팀 FMV 게임 나온다

국내 회사가 제작한 장편 인터랙티브 풀 모션 비디오(FMV) 게임이 처음으로 스팀에 입점한다. 중국에서도 관심을 보여 중국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투필컴퍼니가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로스트 엔젤'이 이달 20일 스팀에 출시된다. 로스트 엔젤은 한국에서 제작된 최초 장편 인터랙티브 FMV 게임이다.

코로나 백신 주요 단서를 알게 된 유튜버를 주인공으로 백신 단서를 찾고 해결하는 내용을 담는다. 한국 로케이션 제작했다. 전 출연자가 영어로 연기했고 다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4K 고화질 영상으로 제작됐다.

FMV 게임은 미리 제작된 실사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을 인게임 그래픽으로 활용한다. 실제 배우가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3D 스캔보다 뛰어난 표현력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2000년대 이후 컴퓨터그래픽스(CG)의 발전으로 사장됐으나 최근 촬영기법, 장비 보급과 양방향 상호작용성에 힘입어 재조명되고 있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대명사이자 게임업계 새내기인 넷플릭스도 주목하는 분야다.

인투필컴퍼니는 방송제작사로 방송PD를 주축으로 로스트 엔젤을 개발했다. 그동안 국내 FMV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대중적 흥행보다는 마니아를 노리는 인디게임 분야에서 감정선 자극이 필요한 게임에 실험적으로 적용했으나 장비와 개발 노하우 부족으로 질적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로스트엔젤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세컨찬스 사업에 선정되며 콘텐츠 짜임새를 인정받았다.

로스트엔젤은 현재 글로벌 스팀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시선을 끌고 있다. 중국 독점 퍼블리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 퍼블리셔와 협의 중이다. 중문 자막은 제작이 완료된 상태라 언제든 출시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를 다룬다는 점은 변수다.

금선미 인투필컴퍼니 이사는 “방송제작 PD들의 뉴미디어 실험으로서 역량과 노하우를 집중했다”며 “게임성뿐 아니라 콘텐츠 볼륨에 공들인 만큼 해외에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FMV 게임은 최근 게임의 새로운 분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넷플릭스가 '블랙미러:밴더스니치' '당신과 자연의 대결'로 양방향 콘텐츠 대중화 시도를 했다. 상호작용에서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시청하기만 했던 기존의 수동성에서 벗어났다. 게임을 즐길 때와 유사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FMV 게임은 최근 상업화에도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15년 출시된 '허스토리'는 첫 달에만 10만 카피가 팔렸다. 이 게임은 용의자 심문 영상을 토대로 진실을 파헤치는 추리물이다. 이후 허스토리 개발자 샘 발로가 '텔링라이즈'를 개발하면서 미국 유명 배우를 기용해 평론가와 마니아 지지를 받았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로 출시된 '에리카'가 배턴을 이어받아 외형을 확장 중이다.

잭 에틀리지 플레이버웍스 공동설립자는 “그동안 영화와 게임은 서로 스토리텔링과 상호작용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며 “FMV는 영화와 게임의 완벽한 조화를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