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야권 후보단일화와 당 통합을 제안했다. 안 대표가 합당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에 동참한다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서울시장 선거 야권 승리와 동시에 대선까지 단합된 힘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오 전 시장은 7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 동참을 안 대표에게 공식 제안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승리로 이어지고 그 동력으로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기를 대다수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단일화 방법으로는 '당 통합'을 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하면 더 바람직하다.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하는 방안이 야권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봉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입당이나 양 정당 간 합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접 후보로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제1야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직접 출마하겠다는 뜻이다.
오 전 시장의 이날 제안은 야권 단일화 논란의 기폭점이 될 전망이다.
당장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오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제안이 그동안 주장해 온 '범야권 공동경선'과도 일맥상통 한다며 통합이 당연한 전제가 돼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중지가 모아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을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로 치르기로 확정했다. 당초 20% 당원투표, 80% 여론조사였던 것을 수정한 것으로 사실상 안 대표의 합류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당선'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위해서도 합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안 대표 합류와 합당 없이 국민의당으로 유세활동을 할 경우 국민의힘 당원 입장에서 지지를 표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후보를 단일화해도 표 결집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원들이 다른 정당의 후보를 지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후보 단일화라면 합당을 통해 같은 경선 틀에서 함께 경쟁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오 전 시장의 의견은 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켜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 초석을 만들겠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 전 시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내비치며 “(단일화 방법에 대해선)시민과 야권 지지자들의 공강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 합류에 따른 오 전 시장의 출마 여부는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8일 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당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18일 이전까지는 기다릴 생각”이라며 “17일까지 안 대표의 결단을 기다리면서 자체적으로도 출마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