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가 찾아오는 '역제안' 부동산 플랫폼 뜬다

중개사가 찾아오는 '역제안' 부동산 플랫폼 뜬다

'직방', '다방' 등 전통적인 광고형 부동산 정보 플랫폼의 입지를 '온디맨드형' 플랫폼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 품귀가 심해져 원하는 매물을 찾기 어려워진 데다, 정부의 허위매물 단속 강화로 플랫폼 등록 매물 자체가 줄어든 게 주 원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디자이너스가 운영하는 '오즈의집'에서 활동하는 누적 공인중개사 숫자는 1500명을 돌파했다. 이용자가 요청하는 '접수 건수'는 4만2000건, 공인중개사가 매물을 제안하는 '매물제안 건수'는 7만8000건을 넘겼다.

오즈의집은 지난 2019년 11월 마켓디자이너스가 론칭한 부동산 플랫폼 '위매치부동산'이 지난해 여름 이름을 바꾼 서비스다. 이용자가 준비된 예산과 지역, 전세대출 여부 등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조건을 중개사가 역으로 제안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정책자금 지원 여부, 출퇴근거리나 반려동물 허용 여부 등 세부조건까지 입력할 수 있어 이용자의 '발품', '손품' 고생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자가 수용 가능한 조건을 선제 제시하기 때문에 비교적 허위매물 발생이 적은 편이다. 이는 중개사가 공인중개사 공동망에 올려놓지 않고 아껴놓은 개별 보유 매물을 꺼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공동중개를 통해 성사된 계약은 여러 중개사가 수익을 분배해야 하고, 계약이 성사돼도 즉각 정보망에 반영되기 어려워 의도치 않은 허위매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직방·다방에 동일한 부동산 매물이 동시에 여럿 올라오는 것도 이런 공동망의 존재 때문이다.

김형욱 오즈의집 대표는 “고객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과 매물정보를 가진 중개사가 대신 손품을 판다면 더 좋은 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차민근 전 위워크코리아 대표가 새롭게 선보인 '동네' 역시 온디맨드 부동산 플랫폼이다. 지난해 말 스타트업 시드투자로는 드물게 5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으며, 글로벌 벤처캐피털(VC) 굿워터, 메타프롭 등의 국내 첫 투자 사례로 주목받았다.

동네 운영사 디엔코리아는 자회사로 직영 중개법인을 두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사무실과는 파트너 관계를 맺고, 동네 소속 중개 인력들은 고객이 원하는 조건의 부동산을 매칭해 주는 '컨설팅' 역할에 주력한다. 중개사들이 직접 플랫폼에 참여하다 보니 '라이브 영상 대리투어'와 같은 서비스도 가능하다. 계약 가능한 매물의 상태 정보를 중개사가 실시간 영상 통화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인송 동네 공동창업자는 “고객의 제안이 들어온 직후 직접 검증을 통해 매물 제안하기 때문에 허위매물 문제가 원천 차단된다”며 “서비스가 서울 지역을 광역 커버하기 때문에, 개별 부동산보다 컨설팅을 통해 제안할 수 있는 매물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