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미디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다. 영상 콘텐츠 제작과 비디오 커머스 사업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 효율성을 높인다. 국내 주요 유통사 가운데 별도의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갖추기는 CJ가 처음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미디어커머스 전문 자회사 다다엠앤씨를 설립한다. 자본금은 40억원이다. CJ ENM은 물적분할 대신 영업 양수도 방식을 택했다. 이달 31일부로 디지털커머스센터 영업권 일체를 신설 법인에 양도한다.
다다엠앤씨는 CJ ENM으로부터 미디어커머스 관련 유·무형 자산과 인력을 양수한다. 서승원 CJENM 디지털커머스센터장이 다다엠앤씨 대표이사를 맡는다. 사내이사에는 정명찬 CJENM 상무, 감사에는 이용제 커머스부문 재무팀장이 각각 선임됐다. 새 법인은 충북 오창으로 이전한 CJ포디플렉스가 사용한 신용산 본사에 자리 잡는다.
미디어커머스는 영상 콘텐츠와 커머스를 접목한 전자상거래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다. 트렌드에 맞는 상품 소싱력과 영상 제작 역량이 필요하다. CJ ENM은 다다픽, 다다스튜디오, 뷰티비기닝 등 디지털 커머스 관련 사업을 떼어내 성장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다다엠앤씨는 신주 발행을 통해 외부 투자도 유치한다.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유치한 투자자금은 정보기술(IT) 인력 수급과 자체 플랫폼 솔루션 개발 등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CJ ENM 디지털커머스센터 취급액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250억원이다. 올해 법인 분리와 자금 수혈을 앞세워 적극 투자에 나선다. 연간 취급액을 3년 안에 1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업가치(EV)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상장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CJ ENM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부 분사 형태를 택했다. 스타트업 경영 방식으로 미디어커머스 성장 가속화를 꾀했다. 현재 블랭크코퍼레이션, 에이피알 등 미디어커머스 부문 주요 스타트업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91%에 이른다. 다다엠앤씨도 소비자직접판매(D2C)를 기반으로 마진율을 높이고 광고주가 의뢰한 상품 콘텐츠를 대행해서 제작하는 수익 모델을 갖춘 만큼 미래 성장성이 크다.
경쟁 홈쇼핑 업체들도 미디어커머스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CJ ENM의 다다엠앤씨와 유사한 조직을 사내 사업부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홈쇼핑은 방송 상품 중심의 전문 몰 구축과 미디어커머스 강화, 패션·뷰티 전문 몰 론칭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디퍼런트밀리언즈에 120억원을 투자, 지분 40%를 인수했다. 현대홈쇼핑의 첫 스타트업 투자다. GS홈쇼핑 역시 MCN 레페리에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홈쇼핑 역시 모바일 서비스 부문 산하 콘텐츠팀을 콘텐츠 부문으로 격상시키고 콘텐츠 전략을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서승원 센터장,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
-
박준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