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적용이 확산되면서 인류를 위한 도구인 동시에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장기적으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CES 2021 기조연설에서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법률책임자(CLO)는 '경제·사회적 도움을 주는 동시에 기본권을 훼손할 수 있는 기술의 이중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기술이 도구이자 무기가 될 수 있는 양면성을 강조했다. AI를 예로 들며 이 기술이 인류에게 모든 것을 약속한 듯 하지만 언제든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이를 통제할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CLO는 “안면인식 기술은 실종된 아이를 찾아낼 수 있고, 노트북 잠금도 해제하는 편리한 기술이지만 개인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머신러닝은 편견과 차별을 학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가 기술이라는 무기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의 역습 사례로 지난해 발생한 '솔라윈즈 해킹 사건'을 들었다. 솔라윈즈는 세계 각국 정부기관과 기업 30만 고객을 보유한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러시아 해커집단으로 추정되는 단체가 솔라윈즈 제품 업데이트 체계로 전 세계에 악성코드를 퍼뜨렸다. 미국을 포함해 각국 정부, 기업 1만8000곳이 이를 모른 채 내려 받았다. MS 역시 악성코드에 감염돼 제품 소스코드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스미스 CLO는 “솔라윈즈 사태는 우리가 보호할 책임이 있는 기술 공급망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었다”면서 “코로나 19라는 팬더믹을 겪고 있는 동안 해커들은 이를 사이버 공격 기회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광범위한 국제 협력과 정보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IT기업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스미스 CLO는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을 때만 정보를 주는 문화에서 이동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고 공공과 민간의 적절한 역할분담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는 앞으로 10년간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에는 양심이 없지만 우리(기술업계 종사자)에게는 있다”면서 “우리는 기술이 선을 위해 또는 악을 위해 쓰일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
정용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