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거목 故 신격호 롯데그룹 전 명예회장이 19일 별세 1주기를 맞는다. 껌 공장으로 시작해 유통, 화학, 관광, 금융으로 사업을 넓힌 신 전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악재가 몰려오기 직전 타계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 '원톱' 체제를 굳혔다. 그는 1년간 위기 속 혁신을 강조하고 사업재편에도 속도를 냈다. 해외 사업,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회장발 롯데의 변화는 완성형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이고 대폭 물갈이 인사를 실시, 임원의 90%를 40대로 교체했다.
신 회장은 올해를 재도약을 위한 준비 시기로 보고 과감한 투자와 실행력을 통한 혁신을 선언했다. 신 회장은 “위기 극복이 아닌 1위가 되어라”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위험을 견디는 것을 넘어 1등이 되기위한 다양한 시도를 늘리자는 접근이다.
최근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은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라“면서 “각자의 업(業)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롯데그룹 매출은 70조원을 밑돌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2년 전인 2018년 84조원 규모에 비해 한참 떨어진 수준이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사업 재정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계열사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4개 점포를 폐쇄했고 올해 100여곳 점포를 추가로 닫는다. 지난해 2월 오프라인 점포 700곳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개를 닫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발표 한지 1년도 채 안돼 목표 절반을 달성한 셈이다.
롯데 관계자는 “연내 사업 조정을 마무리 하고 내년부터는 실질적 성과가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2분기 1990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3분기 30억원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유통 7개 계열사를 합쳐 만든 '롯데 온(ON)'에 집중, 언택트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거래액이 늘어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는 인수합병(M&A)로 사업을 키운 경험이 많다. 신 회장이 줄곧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온 만큼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그룹 차원의 디지털전환 과정에도 인수합병 가능성이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을 최소화하고 사내 방송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신격호 1주기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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