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책 1위 업체 리디북스 출신들이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에서 연달아 투자 잭팟을 터트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인사관리(HRD)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레몬베이스는 최근 본엔젤스,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62억원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초기 스타트업이 시드 투자 단계에서 수십억원 자금을 유치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레몬베이스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기업 고객에게 인사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민석 최고경영자(CEO)를 포함 김현철 최고기술책임자(CTO), 현정환 최고사업책임자(CBO) 등 레몬베이스 주요 임원 대부분은 리디북스 공동창업자 및 초기 멤버 출신이다. 기존 단순 정량적 평가가 많았던 임직원 고과 평가 방식을 360도 리뷰, 1대1 피드백, 익명 리뷰 등으로 고도화했다.
이번 투자를 리드한 윤종일 본엔젤스 파트너는 “리디북스 출신의 공동 창업자와 초기 멤버들이 가진 성장 경험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글로벌에서도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팀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리디북스 초기 멤버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달 2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이터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의 신상훈 대표도 리디북스의 초기 투자자 겸 경영진 출신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펀드 매니저를 거쳐 리디북스에 합류한 신 대표는 이후 데이팅 서비스 '아만다'로 창업해 엑시트에도 성공했다. 이후 2020년 5월 그린랩스에 합류해 서비스 및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의 공동 창업자이자 김안나 부대표 역시 리디북스 창업 멤버 출신이다. 콘텐츠 기획 및 사업 제휴 담당자로 5년간 근무했고 이후 이베이에서 전략 업무를 맡았다. 퍼블리는 DSC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캡스톤파트너스, 퓨처플레이 등 국내외 주요 투자사로부터 총 6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김안나 부대표는 현재 레몬베이스 피플사이언스리더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을 배출한 리디 역시 현재 기업가치 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주요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시리즈E 330억원을 투자 유치하며 4년 만에 몸값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스타트업 업계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파워 그룹 '페이팔 마피아'처럼, 국내에서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창업가 출신들이 독립 후 연쇄 창업 성공을 일궈내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공을 이뤄낸 경험이 투자자들에게는 일종의 보증수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레몬베이스 권민석 그린랩스 신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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