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혼다의 하락세가 가장 컸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이 28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7일 전자신문이 국내 시판 중인 24개 수입차 브랜드의 2019년과 2020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성장률 1위는 테슬라였다. 작년 1만1826대를 판매한 테슬라는 386.7% 성장했다. 이 가운데 모델 3가 1만1003대를 차지하며 판매를 견인했다.
쉐보레는 1만2455대로 280.9% 증가하면서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쉐보레는 국내 라인업 9종 가운데 5종을 수입차로 채우고 있다.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5215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가 4103대를 기록하며 판매를 늘렸다.
벤틀리는 129.5% 증가한 296대를 판매해 3위에 올랐다. 차량 가격 1억원대 이상 고가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벤테이가 125대, 콘티넨탈 GT 171대가 팔렸다. 올해부터는 플라잉스퍼 출고가 본격화되며 더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3억원이 넘는 플라잉스퍼는 이미 180대 이상을 계약 받았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를 두 배 이상 늘리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아우디는 2만5513대로 113.9%, 폭스바겐은 1만7615대로 107.0% 성장했다. 아우디는 주력 세단 A6가 1만대 이상이 팔려 판매 성장을 주도했다. 폭스바겐 판매를 이끈 건 수입 SUV 최초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넘어선 티구안이다.
수입차 사상 최대 실적에도 브랜드 간 판매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전체 24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성장세를 기록한 브랜드는 13개였고, 하락세를 나타낸 브랜드도 11개에 달했다.
판매가 가장 크게 감소한 혼다는 8760대에서 3056대로 65.1% 급감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신차 투입이나 마케팅 활동을 최소화한 영향이다. 주력 차종 어코드 판매가 절반 이상 감소했고, 1200대 이상이 팔렸던 파일럿도 작년 15대에 그쳤다. 업계 일각에선 철수설까지 제기했다.
재규어도 64.8% 줄어든 875대에 머물렀다. 비교적 인기가 높았던 SUV 라인업 E-PACE와 F-PACE 판매가 평균 60% 이상 떨어졌다. 세단 라인업 XE, XF, XJ을 포함해 모든 차종 판매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XE의 경우 19대에 그쳤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각각 42.0%, 27.2% 판매가 줄었다. 혼다보다 감소 폭이 적었으나, 일본 불매운동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신차 투입을 자제하는 등 소극적 마케팅을 고수하면서 판매 감소세는 더 뚜렷해졌다. 이어 마세라티가 26.0% 감소해 고가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전기차를 포함한 경쟁력 있는 신차가 새롭게 투입되면서 수입차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다만 브랜드별로 신차 출시나 물량 수급 등 상황이 달라 브랜드 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