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개년 중장기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에 착수했다. 중앙은행 인프라에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대거 입히는 작업이 추진된다. 정보통신(IT) 주도 디지털 업무 혁신 체계마련 등 대대적인 조직 변화도 예상된다.
18일 금융·IT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내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 동안 시행할 ISP를 세우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ISP는 경영목표 달성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정보화 현황을 판단하고 IT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ISP는 2017년에 수립돼 올해 말 만료를 앞뒀다. 정책 및 기술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IT 투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2022~2026년 중장기 ISP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ISP는 4차 산업혁명, 금융 디지털화 등 변화하는 금융 패러다임에 발맞춰 한은 정보화 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IT발전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은은 이번 ISP를 통해 단순 정책 기반 금융 영역을 넘어 중앙은행으로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우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최신 기술을 한은 업무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포함해 ISP 컨설팅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업체를 선정해 3월부터 5개월 동안의 컨설팅 진행 후 오는 9월 ISP 작업에 본격 나선다.
이번 컨설팅에선 IT 조직 운영, 정보시스템 및 한은 인프라 수준을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또 내·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IT 발전 방향 정립에 중점을 둔다.
김경욱 한은 정보기획팀장은 “최근 화두인 IT를 한은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지 등 여러 IT 혁신 융합 방안을 담아낼 예정”이라면서 “가상화, 공개 소프트웨어(SW) 등 기술 추세를 검토하고 적용 가능성 분석을 통해 클라우드 확대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은은 네이버클라우드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하고, 데이터분석 플랫폼 구축 방안도 ISP에 포함된다.
AI, 빅데이터, 딥러닝 등 신기술을 활용해 한은 조사 연구를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목표 모델 수립을 골자로 한다. 기초·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 방안도 정립한다.
한은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원격,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 형태를 지원할 수 있는 IT 기반 스마트워크 환경을 검토, 구축 방안을 만든다. 예컨대 데스크톱가상화(VDI), 영상회의 지원체계 등을 마련한다.
또 한은에서 문서 생성·축적·보관·검색 기능의 긴밀한 연결을 위해 정보공유시스템(BOIS), 디지웍스, 기록관리시스템을 아우르는 효과적인 지식관리시스템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내년 완공 예정인 경기전산센터를 포함해 전산센터 개편 방안도 ISP에 포함된다. 강남 전산센터는 리모델링 예정이다. 경기전산센터는 내년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강남, 경기, 대전 등 3개 전산센터 운영을 위한 세부 방안을 확정하고 중장기 개편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