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프로토콜 경제' 첫 모델로 선정됐다. 플랫폼 데이터 정보를 소상공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이 공유, 상생사례 창출을 위한 배달플랫폼 상생협의회를 구성한다. 소상공인의 안정적 영업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자금도 조성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우아한형제들, 소상공인연합회는 18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배민아카데미에서 '상생협력을 통한 프로토콜 경제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6번째 자상한 기업으로도 선정했다.
이번 협약은 프로토콜 경제를 상생협력으로 실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프로토콜 경제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제시한 화두다. 시장 참여자가 자유롭게 일정 규칙을 만들어서 참여한 개방형 경제를 의미한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독점과 폐쇄성 문제 극복을 위해 제시된 개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프로토콜 경제 실현을 위해 플랫폼 데이터를 공공영역에 제공한다. 지역·업종별 평균 매출 등 거래 정보와 주문정보, 위치 정보 등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상권정보시스템에 제공한다. 개별 점주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 분석 정보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의 영업 안정화를 위한 상생협력 자금도 출연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총 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 10년 이상 영업을 이어 온 소상공인의 내 가게 구입을 지원한다. 최대 10억원까지 자금의 90% 한도 안에서 지원하고, 배민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등급 상향 등 금융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소상공인과 배달 플랫폼 업체의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협의회도 새로 구축한다. 협의회 논의 사항을 바탕으로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는 등 상생협력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배민 내에 선결제 기능을 탑재, 소상공인의 매출 안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협약을 계기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비롯한 동반자들의 사업 안전망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배민은 플랫폼에 참여하는 소상공인, 배달 라이더 등과 상생할 수 있는 계기를 지속해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제도로는 프로토콜 경제를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마련 등 도입 기반이 다소 부족한 만큼 향후 정부 제도 개선 방침에 따라 추가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로운 프로토콜 경제 모델 논의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배민과 오늘 발표한 것보다 더 많은 협의를 거쳤다”면서 “현행 법령으로는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다. 이는 업계와 함께 중장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