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원전이 점검을 위해 줄줄이 멈춰설 전망이다. 원전 가동률이 줄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민간 LNG 업계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LNG 가격이 오름세여서 수혜가 극대화할 전망이다. 반면에 연료비연동제 도입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는 올해 원전 5기를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은 우선 3월 2일부터 4월 17일까지 45.7일간 신고리 1호기 작동을 멈출 예정이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내장품 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이어 4월 23일부터 6월 18일까지 56.3일간 신고리 2호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내장품와 저압터빈 및 주발전기 등을 분해 점검한다. 이 외에 고리 2호기(12월 30일~2022년 3월 11일)와 3호기(6월 21일~12월 23일), 4호기(5월 27일~11월 28일)를 각각 70.9일, 184.7일, 184.7일 가동 중단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면 신고리 2호기와 고리 4호기, 고리 3호기와 4호기 점검 기간이 겹친다. 일정 기간 동안 원전 2기가 동시 중단되는 셈이다. 특히 장기간 멈춰 설 고리 원전들은 작년 9월 태풍 마이삭에 의해 가동 중단되는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고, 이후 가동 재개한 바 있다.
한수원은 이번 점검에서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해 기전 분야 경상정비와 주발전기 정밀점검, 비상디젤발전기 냉각수항온펌프 임펠러 교체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이 추가로 멈출 가능성도 나온다. 최근 여당 중심으로 삼중수소 유출 문제가 불거진 월성원전 2~4호기를 가동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가동 일시 공백은 LNG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력 수요는 일정한 데 반해 기저부하인 원전 가동이 줄어든 자리를 LNG 발전으로 채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NG 업계는 유가 상승 수혜도 예상된다. 통상 LNG 가격은 국제 유가와 연동된다. 국제 유가는 작년 11월 오름세로 전환했고, 최근 배럴당 5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최근 일본 현물시장(JKM)에서 LNG 가격이 100만BTU(열량단위)당 21.453달러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이다.
LNG 가격 상승은 계통한계가격(SMP)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특히 잇단 가동 중단으로 LNG 발전 비중을 늘려야 하는 한전 입장에선 SMP 추가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K E&S와 포스코에너지, GS EPS 등 민간LNG 발전사 수익이 비례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소비자 부담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하는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수원의 잇단 원전 점검이 가뜩이나 늘어날 LNG 발전 비중과 LNG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LNG 업계 관계자는 “원전이 가동 중단되면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맞다”면서 “LNG발전소 가동률이 높아지겠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신고리 1호기 등 5기, 3월부터 순차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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