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매각 의사를 공식화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다만 5조원에 이르는 몸값과 과열된 시장 경쟁 탓에 마땅한 원매자를 찾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베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면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사실상 한국 시장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한다. 소문만 무성하던 이베이코리아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을 거느린 국내 최대 오픈마켓 업체다. 연간 거래액은 약 19조원으로 전체 시장에 14%를 점유했다. 국내 e커머스 기업 중 유일한 흑자를 내는 알짜기업으로 꼽힌다. 2005년부터 15년 연속 흑자를 거뒀다.
그럼에도 이베이가 한국 사업 매각에 나선 것은 경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e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유통 대기업 가세로 출혈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실제 2010년 20%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 영업이익률은 2017년 6.5%, 2019년 5.7%로 낮아졌다. 여기에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 채널이 급성장한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합병(M&A)가 이뤄지면 국내 e커머스 시장 판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유력 인수후보로 국내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MBK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PEF)도 거론된다.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유통 대기업의 경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e커머스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부상할 수 있다.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 중이지만 아직 성과가 미진하다. e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G마켓·옥션을 품을 경우 오픈마켓 경쟁력 강화에 따른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관건은 몸값이다. 이베이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로 최소 5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성장세가 한풀 꺾인 만큼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요기요 등 시장에 매물로 나온 온라인 플랫폼이 많다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5조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국내 원매자도 마땅치 않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미국, 중국 등 해외자본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베이 본사는 “한국 사업에 대한 전략 검토가 완료되고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진행 중인 검토 상황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美 이베이 본사 매각 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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