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유통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국경 간 이동 제한 등으로 B2B 시장에서도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부장 상품군을 확대하고 분류 체계를 구체화해서 해외 바이어들의 선택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글로벌 B2B 마켓플레이스 '바이코리아'에 등록된 국내 소부장 상품은 2만1682개다. 또 기계 산업 전문 온라인 플랫폼 '코머신'에 10만7744개, 중소기업 수출 플랫폼 '고비즈 코리아'에 10만858개의 소부장 상품이 각각 등록됐다. 국내 대표 온라인 B2B 플랫폼에 등록된 소부장 상품은 약 23만개 수준이다.
반면에 중국 B2B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에 등록된 소부장 제품은 2억2607만개 이상이다. 국내 3개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된 소부장 상품을 모두 합해도 알리바바 상품의 0.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은 오프라인과 달리 클릭·터치 몇 번으로 가격경쟁력, 사후관리(AS) 등을 비교할 수 있다”면서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바이어)은 더 많은 상품 구색을 확보한 플랫폼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OTRA는 오는 6월 바이코리아에 이른바 '글로벌 파트너(GP) 온라인 전용관'을 구축, 소부장 수출을 위한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무역 디지털 전환 대책'의 일환이다.
전용관은 소재·부품 납품,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기업 협력 수요와 국내 기업 정보 공유, 상담·매칭 등을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타깃 고객은 국내 소부장 업체와 제조업계 일류급 글로벌 바이어다. 기업별 사업 기밀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폐쇄형 매칭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는 GP 온라인 전용관 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플랫폼 최적화 작업에도 나선다. 산업별 소부장 및 기술·공정 체계를 비롯해 전용관에 특화한 기업·상품·수요 항목을 구성할 계획이다. 바이어가 필요한 소부장 품목을 간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상품 분류 체계 최적화도 추진한다. KOTRA는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내년 5월까지 2억50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더 많은 제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바이코리아(KOTRA)·고비즈코리아(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트레이드코리아(한국무역협회)를 단계적으로 통합, 세계 5위 온라인 B2B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올해 안에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플랫폼에 '공동 한국관'을 구축할 계획이다.
e커머스 사이트별 소부장 분야 분류 체계 비교 (2020년 12월 기준, 단위:개)
(자료:KOTRA)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