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후보들, 의원시절 입법 활동 성적표 살펴보니

박영선, 90건 발의…우상호, 34건 반영
활동기간 짧았던 나경원·안철수
각각 55·23건 발의해 16·8건 가결
부산에선 이언주 217건 최다 발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국회의원 시절 의정활동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입법활동은 이른바 '일하는 국회' '밥값하는 국회의원'을 가늠하는 또 다른 잣대이기 때문이다. 입법은 단순히 건수 부풀리기식의 '양'보다 법안의 '질'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 발의건수는 국회의원 의정활동 대표 평가지표로 활용된다.

본지는 이에 따라 주요 서울 및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의 과거 여의도 입법활동을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양자 구도가 형성됐다. 야권에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영선 장관은 19대 국회때 총 58건을 대표발의했다. 이 가운데 수정·원안가결 6건, 대안반영폐기 2건, 나머지는 모두 임기만료폐기됐다.

대표발의 법안 중 성과로 인정할 수 있는 입법 실적은 병합심사가 끝난 '대안반영폐기'까지다. 법안 발의 '건수'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가결됐는지 보는 '대안반영' 까지다. 여당 관계자는 “대안반영폐기는 같은법 내에 여러 법을 한꺼 번에 병합심사 한 것”이라며 “발의법안 원안 그대로는 아니지만, 대안이 반영됐기 때문에 의원 입법 실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19대 국회에서 58건을 발의했으며 이 가운데 의미있게 통과된 법안은 8건으로 볼 수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총 32건을 발의했다. 이 중 원안가결 1건, 수정안·대안반영폐기 9건이다. 10건이 의미있게 통과됐다. 나머지는 철회 2건, 그 외는 모두 임기만료폐기다.

우상호 의원은 19대에 36건을 대표발의했다. 이 중 수정가결 4건, 대안반영폐기 12건이다. 총 16건이 통과된 법안이고, 그 외 20건은 철회 1건을 포함해 모두 임기만료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선 49건을 발의했고, 원안·수정가결 10건, 대안반영폐기 8건이었다. 18건이 입법에 반영된 것이다. 나머지는 폐기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야권으로 보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9대 때 총 5건을 발의했다. 발의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2014년 상반기 보궐선거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2년밖에 못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5건 중 대안반영 1건이 됐고, 나머지는 폐기됐다. 20대에는 총 50건을 대표발의했다. 이 중 원안가결 8건, 대안반영 7건이 돼서 유의미한 입법 실적은 15건이다. 철회 1건, 나머지는 폐기와 임기만료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19대에 보궐선거로 당선됐다. 19대에는 13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대안반영 6건이다. 나머지는 철회 1건, 그 외 폐기됐다. 2016~2018년 2년만 활동했던 20대에는 10건을 발의했고, 2건이 반영됐다. 2017년에는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서 실질적인 의정활동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산시장 후보로는 여권에선 김영춘 전 국회사무총장, 야권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을 살펴봤다. 같은 시기에 얼마나 일을 했는지 보기 위해 김영춘 전 총장과 박형준 교수는 17대 시절만 비교한다.

김영춘 전 사무총장은 17대 국회에서 총 22건 대표발의했다. 대안반영 6건이고 나머지는 폐기됐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17대에 총 16건을 대표발의했다. 수정가결 1건, 대안반영 8건, 나머지는 폐기됐다. 건수는 김 전 총장이 많지만 유의미한 반영은 박 교수가 2건 더 많은 셈이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9대에 총 112건, 원안·수정가결 5건, 대안반영 28건이다. 20대에는 총 105건을 대표발의했고, 대안·수정안 반영 30건이다.

물론 의원 입법 발의건수가 많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은 “정치 지도자들은 법안을 잘 내지 않는다. 입법 활동보다는 당을 이끌거나 다른 활동을 더 많이해서 법을 많이 낸 것으로 성과를 따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도자급 의원들은 입법 실적보다는 리더십을 더 보여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부산시장' 자리는 '일하는 행정의 자리'다. 이 때문에 얼마나 내실있는 입법 성과를 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회 관계자는 “법안 발의건수가 의원을 평가하는 절대적 수치는 아니지만, 의정활동을 얼마나 했는지 살펴보는 지표로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며 “공천할 때 입법실적을 평가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주요 후보 대표발의 건수

서울·부산시장 후보들, 의원시절 입법 활동 성적표 살펴보니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