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거리서 찍은 드론 영상 속 객체 500개 한번에 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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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연구팀 '드론아이' 개발
드론에 AI 기반 객체 탐지기술 적용
사람·車 등 이미지 1만장 기계학습
㎞ 단위 거리에 위치한 대상도 판별

국내 연구진이 드론으로 수많은 객체를 멀리서도 한 번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탐지기술을 구현했다. 국제대회에서 이미 기술력을 입증했다. 향후 국방이나 재난 대응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사용할 전망이다.

항우연이 개발한 세계 1위 드론 영상 객체 탐지 기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인공지능연구실의 문성태 선임연구원팀은 이 같은 '드론아이(DroneEye)'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객체 탐지는 인공지능(AI)을 활용, 영상 속 대상이 무엇인지 판별하는 기술이다. 이미 보편화 돼있다. 차량이나 특정 장소 폐쇄회로(CC)TV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아직 영상 촬영 각도, 범위가 한정돼 있어 탐지에는 한계가 있다.

드론에 객체 탐지기술을 적용할 경우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드론은 3차원 공간을 마음껏 누빌 수 있고, 고도를 높이면 아주 먼 곳의 대상도 관찰할 수 있다. 먼 곳을 본다면 그만큼 영상에 잡히는 객체도 많아진다. 당연히 훨씬 뛰어난 탐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기술이 고도화돼야 한다.

드론을 이용해 상공에서 바라본 영상을 드론아이 기술로 분석한 모습. 기존 차량이나 CCTV로는 다 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차량을 잡아낸다.
드론을 이용해 상공에서 바라본 영상을 드론아이 기술로 분석한 모습. 기존 차량이나 CCTV로는 다 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차량을 잡아낸다.

드론아이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 킬로미터(㎞) 단위 먼 거리에 위치한 대상도 판별할 수 있다. 영상에 잡힌 객체는 약 500개까지 한 번에 탐지한다. 대상이 보이는 각도에 상관없이 판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람을 예로 들면 옆에서 전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정수리와 어깨만 보여도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미 관련 세계 대회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세계 3대 인공지능 학회 중 하나인 '유럽 학회 컴퓨터 비전(ECCV)'이 진행한 '비즈드론(VisDrone)' 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당시 비즈드론이 보인 정확도는 34.57%였다. 얼핏 낮아 보이지만, 이는 여러 가지 가혹한 조건 기준을 적용해 거둔 것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다. 세계 유수의 팀을 제쳤다.

드론아이 기술을 활용하면 아주 먼 곳에 위치한 대상도 탐지해 낼 수 있다.
드론아이 기술을 활용하면 아주 먼 곳에 위치한 대상도 탐지해 낼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 자동차 등 다양한 객체 이미지 1만장을 기계학습해 드론아이를 구현했다.

앞으로는 드론아이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서버에서 객체 탐지 연산이 이뤄지는데, 이를 실제 드론에서 수행하는 '에지컴퓨팅'을 구현할 방침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AI 반도체를 활용해 드론아이를 하드웨어(HW)로 개발할 계획이다.

문성태 선임은 “드론아이를 군집 비행 드론에 적용할 것”이라며 “국방이나 재난대응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