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가 올해 자체 가전(PB) 브랜드 '하이메이드' 사업을 두 배 이상 키운다. 국내 중소·중견 가전사와 긴밀한 협업으로 상생을 도모하고 수익성 확대도 노린다.
지난해 말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한 황영근 대표가 하이메이드 사업 확대에 큰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담당 조직이던 PB 상품 개발 관련 부서를 PB 개발팀으로 승격했다. 이 조직에서 PB 상품 기획, 마케팅, 상품 운영, 디자인, 품질 관리 등을 3개 담당으로 나눠 맡는다.
롯데하이마트는 조직개편과 함께 올해 PB 사업 목표를 전년 대비 두 배 성장으로 설정했다. 롯데하이마트 지난해 매출 4조1000억원을 거뒀는데, 이중 PB 사업 매출은 아직 2% 미만이다.
전체 매출에서 P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비중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하이메이드 매출액은 첫선을 보인 2016년보다 약 115%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400ℓ대 4도어 냉장고, 벽걸이 에어컨, TV, 세탁기, 김치냉장고 등 대형 가전부터 선풍기, 드라이어, 가습기, 전기레인지, 에어프라이어 등 중소형 가전까지 200여개 하이메이드 제품을 판매한다.
회사는 현재 하이메이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모니터·PC 상품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다음 달에는 쿠쿠와 협업해 10인용 전기압력밥솥도 출시한다.
롯데하이마트가 PB 사업에 힘을 싣는 건 수익성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메이드 판매와 관련해 롯데하이마트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10%대 중반에서 많게는 3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는 성수기와 비성수기 간 매출 격차가 클 때 PB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 구조 안정화를 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메이드 PB 상품 인기도 높아 사업 성장 가능성도 크다. 냉장고, 에어컨, 소형가전 순서로 판매량이 높다. 지난해 하이메이드 대형 가전 매출은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최근에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드라이어, 주방 가전, 물걸레 청소기도 인기가 높다. 하이메이드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인지도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PB 확대 전략으로 국내 중소·중견 가전 업계는 새로운 판매 활로를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롯데하이마트 PB 상품으로 입점하면 대체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보통 중소가전 기업이 롯데하이마트에 입점하는 자체가 과거엔 매우 까다로웠다. 그러나 PB 상품으로 협업하면 이런 장벽도 낮아진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재고 관리 부담도 덜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캐리어, 신일, 위니아를 비롯해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 미디어 등과 협업하고 있다.
향후 PB 사업은 롯데하이마트 핵심 미래 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황영근 대표는 신년사에서 “가치소비 트렌드를 중시하는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PB 브랜드를 세분화하고 상품군을 확대하자”면서 “회사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고 고객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도록 PB 품질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상품을 개발, 발굴할 것”이라면서 “PB품질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품질 관리도 엄격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김정희기자 jk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