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카카오와 계열사를 활용해 데이터 파이낸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데이터에 이어 계열사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금융·비금융 데이터와 카카오뱅크 데이터 간 결합 및 분석을 통해 고객을 더 잘 아는 은행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 실무 차원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선 중저신용자와 금융이력부족자(신 파일러)를 위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 개발에 카카오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위해 자체 CSS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한 정부 지원 대출인 사잇돌대출과 자체 신용평가를 이용한 민간중금리 대출에서 발생한 정보를 기반으로 자체 가계대출 신용평가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윤 대표는 중금리·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확대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우선 올 하반기 중금리 대출 상품을 대폭 늘린다.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운영한다는 정부 시장 비판에 따른 대응이다.
카카오뱅크의 신규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은 올해 하반기에 공급된다. 규모는 아직 미정이지만 상당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중금리·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 규모는 금융시장 여건과 건전성, 리스크 관리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난해보다 비중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음 달 카카오뱅크는 금융 당국에 예비허가를 신청,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과 관련해 윤 대표는 “2차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신청할 예정”이라면서 “세부 공개는 어렵지만 마이데이터를 사업으로 보지 않고 고객 문제 해결 방안으로 가 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윤 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조달 확보 차원에서 올해 안 IPO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는 어렵고, 준비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주관사 등 전문가와 판단해 상장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 부문 확대와 금융연구소 운영 계획 등도 함께 발표했다.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 서비스, 신용카드 모집 대행 등 제휴 회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기업과 협업해 인공지능(AI), 보안, 비대면 기술을 연구하는 금융기술연구소도 올해부터 운영한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날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첫 흑자를 낸 2019년(137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1136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 부문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순이자이익은 4080억원, 수수료 부문 순익은 6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