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첫 해외 디지털뱅크 구축 사례인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라인뱅크'가 이달 출범을 앞뒀다. 현지 인기 SNS 메신저 라인(LINE) 기반으로 송금, 결제 등 다양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다. 해외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더 효율적으로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라인뱅크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최종 승인이 확실시 된다.
지난해 10월 현지 금융감독당국(OJK) 승인을 마쳐 사실상 중앙은행 승인만 마치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당초 하나은행은 올해 초 라인뱅크 출범을 목표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새해 들어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해 매일 1만명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함에 따라 하나은행도 이달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잡고 중앙은행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라인뱅크는 국내 은행이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선보이는 신개념 디지털뱅크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이 라인의 금융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에 지분 20%를 매각해 2대 주주가 되면서 현지 디지털뱅크 출범을 추진했다.
라인 메신저는 오는 6월 서비스 출시 1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일본을 시작으로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로 영역을 확대하며 현지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며 글로벌 테크핀 기업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하나은행과 손잡았고 태국에서는 현지 카시콘은행과 '카시콘 라인'을 설립했다.
하나은행은 라인과 손잡고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라인이 라인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꼭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점도 향후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초기 라인뱅크는 라인 메신저 기반으로 사용자끼리 송금하고 특정 계좌 자산현황을 확인하는 등 초기 국내 메신저 기반 금융서비스로 출발하게 될 것”이라며 “현지 이동통신망이 아직 3G가 대다수인 점을 감안해 현지 특성을 반영한 금융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현지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예금 등의 상품을 제공해 라인 메신저 사용자를 우선 뱅킹사용자로 확보하고 추후 신규 사용자까지 뱅킹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형태다. 대출 상품도 라인 메신저 기반으로 취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친숙한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이벤트 등 새로운 디지털뱅킹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라인뱅크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현지 점포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나은행은 2019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점포를 보유했다. 지점 19개, 현지법인 12개, 사무소 4개를 갖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지 특성에 맞는 디지털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진출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지점망 확대 효과를 기대한다”며 “아직 실제 준비 단계는 아니지만 장기 관점에서 라인뱅크가 메신저로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까지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