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한 금융·핀테크 기업이 오는 5일 관련 서비스 중단 방침에 따라 일제히 중단 수순을 밟는다.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지 못하면 스크래핑 방식을 모두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직접 제휴를 맺거나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로 우회하는 방안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기존 서비스를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4일 마지막 서비스를 앞두고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 보류 대상이 된 경남은행, 삼성카드, 하나금융투자, 하나은행, 하나카드, 핀크와 카카오페이, 뱅큐, 아이지넷 9개사는 관련 서비스 일시 중단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대신 준비한 핀크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하나은행은 4일을 마지막으로 하나원큐 애플리케이션(앱) 내 자산연구소 서비스를 중단한다. 타 금융사에 걸친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스크래핑 방식으로 제공해 보험, 카드대금, 연금 등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 재개일은 미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제휴를 포함해 대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1일부터 계좌, 카드, 대출, 보험 등을 한 번에 보여주는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했다. 역시 서비스 재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BNK경남은행도 자산조회 서비스 일부를 중단한다.
카카오페이도 4일까지만 자산조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5일부터 일부 기능을 임시 중지한다. 자산관리 서비스 중 은행, 카드, 투자, 보험, 대출, 현금영수증 통합조회 기능과 금융리포트, 버킷리스트 서비스 등에 걸쳐 일부 기능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핀크는 기존 제공해온 통합조회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인 '핀크 리얼리'를 출시하고 서비스를 이어나간다. 금융위원회 협의를 거쳐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핀크 리얼리는 금융에 SNS와 게임 요소를 결합한 신개념 서비스다. 다양한 사람이 보유한 금융상품을 일목요연하게 보고 금융 일상을 교류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업체들은 부랴부랴 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찾아 가능성을 타진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직접 업무 제휴를 맺으면 기존과 유사한 수준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업무 제휴를 타진하는 움직임은 미미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8월 본 서비스를 앞두고 마이데이터 사업자 대부분이 정신없는 분위기여서 업무 제휴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자사 고객 데이터를 경쟁사에 공유하는 것이어서 제휴에 부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핀크, 유사 서비스 '핀크 리얼리'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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