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1분기 6개 렌즈와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한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맥루머스 등 주요 외신은 3일(현지시각) 투자은행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오는 2022년 1분기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이 선보일 VR 헤드셋은 6개 카메라 렌즈와 '라이다' 스캐너가 적용된다. 디자인은 타 브랜드 VR 헤드셋과 유사하지만, 라이다 스캐너가 탑재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일명 '라이다'로 불리는 ToF(Time of Flight) 심도 센서는 3차원(3D) 거리 측정 기술이다. 지난해 아이패드 프로를 시작으로 아이폰12 프로라인업에 적용됐다.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하고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및 강도를 측정한다. 라이다는 정확한 거리를 계산하고 주변 환경을 인지해 3D 지도를 구현한다. 애플이 VR 헤드셋에 라이다를 적용해 보다 현실적인 VR 경험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JP모건에 따르면 VR 헤드셋 부품은 올해 4분기부터 생산된다. TSMC가 프로세서를,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 대만 라간(Largan)이 렌즈를 공급한다. 조립은 페가트론이 맡는다. 보고서는 주요 공급망이 대만에 집중돼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VR 헤드셋의 가격은 1,000달러(약 11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약 300~900달러인 경쟁사 제품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JP모건은 "애플 VR 헤드셋의 타깃은 최상위 고객층"이라며 "부품 비용만 500달러를 넘는다"고 말했다.
한편 AR(증강현실) 기반 '애플 글래스'는 공급망 관리와 디자인 문제 등으로 향후 12~18개월 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애플 글래스 출시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애플 VR 헤드셋을 이후 AR 기기 '애플 글래스'를 준비하기까지의 과정에 있는 제품으로 평가했다. AR 기기는 복잡한 기술로 애플에게 더 많은 도전 과제를 주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VR 헤드셋을 시작으로 AR 시장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에게 무거운 VR 헤드셋은 매력적이지 않다. JP모건은 애플이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AR 기기 애플 글래스를 "가볍고, 아름답고, 쉽게 착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