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3일부터 발행을 시작한 제로페이 연계 서울사랑상품권에 시장 반응이 뜨겁다. 상품권 판매 개시 시점에 맞춰 동시접속자가 몰리면서 구매자들의 '광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판매처인 '비플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앱) 접속 대기열은 최대 1만명 이상까지 치솟았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백억원 규모로 준비한 상품권 물량도 판매 하루 만에 상당수가 동났다.
4일 낮 12시 기준 서울사랑상품권 잔여 할인한도가 1억원 미만인 지자체는 △강남구 △광진구 △성동구 △양천구 △용산구 △중랑구 △노원구 등 총 7곳이다. 잔여 할인한도는 상품권을 10%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날 오전까지 상품권 판매를 개시한 14개 지자체 가운데 절반이 사실상 완판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대비 발행 규모가 늘어났지만 완판 주기는 더 빨라졌다. 지난해 세 차례 상품권 판매 가운데 하루 만에 완판을 기록한 것은 400억원 규모로 발행된 2차 판매뿐이었다.
이번에 서울시가 발행하는 서울사랑상품권은 총 4000억원 규모다. 올해 발행 계획으로 잡힌 8100억원 가운데 50%를 설 연휴 전 발행, 소상공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도록 구상했다. 3월 중 판매할 중구를 제외하고 24개 전 자치구에서 3~5일 판매한다. 수입 수요 폭증을 분산하기 위해 오전 10시,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로 구매 가능 시간을 나눠 진행하고 있다.
이번 상품권 판매 흥행은 각 지역 맘카페가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학부모들이 자녀 학원 결제를 위해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는 경향이 짙었기 때문이다. 이달까지 연매출 10억원 매출 이상 대형 학원을 포함해 대기업 계열 영화관, 대기업 중견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도 지자체에 따라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해당 영업점에 대한 상품권 사용 제한은 다음 달 1일부터 실시된다.
흥행에 힘입어 각 자치구의 발행 금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성동구는 상반기 발행분 150억원을 포함해 올해 총 발행액을 29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는 지난해 총 170억원 대비 12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평구 역시 발행액을 전년 191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린 390억원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상반기 180억원 하반기 210억원으로 나눠 집행한다.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은 현재 약 28만곳이다. 지난해 3월 약 17만개 대비 1년여 만에 10만개 가까이 늘어났다. 비플 제로페이 앱을 포함해 △체크페이 △머니트리 △페이코 △핀크 △티머니페이 등 17개 간편결제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추가경정 예산을 거쳐 여러 차례 상품권을 발행하면서 시민들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고, 발행을 기다리는 시민의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판매 실적은 집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긍정적인 추이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상반기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계획. 출처=서울시>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