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셰르파'로 떠올랐다. 작년 한해 한국 기업들과 해외 바이어를 잇는 다양한 영상상담회 자리를 마련하며 '온라인 실크로드'를 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급변하는 글로벌가치사슬(GVC)에 대응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무역투자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KOTRA는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영상상담회 총 5만6643건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작년 초, 3개월 동안 1000건을 소화한다는 목표를 불과 한 달만에 초과 달성했다.
단순 계산으로 월 평균 4720건 영상상담회를 개최했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교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인력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영상으로 현지 바이어와 만나는 국내 기업이 급증한 결과다.
KOTRA 관계자는 “코로나19 창궐 이전부터 온라인 상담회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상담장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KOTRA 영상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국내 기업은 총 1만280개사로 집계됐다. 이들과 온라인으로 비즈니스를 논의한 해외 바이어는 총 2만2855개사다. 우리 기업 1개사 당 평균 2개사 이상 해외 바이어와 비대면으로 사업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상이 기존 대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지만, 각국 입국 제한 조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기업 간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KOTRA 영상상담으로 성약까지 일궈낸 사례는 총 2672건이다. 성약금액 규모는 총 1억3692만9000달러(약 1527억9907만원)다.
업계는 올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KOTRA의 영상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것은 물론 온라인 상담을 활용해 기존 대면 방식 대비 마케팅·홍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KOTRA는 최근 '디지털 혁신(DX) 로드맵'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4차산업혁명 등으로 급변하는 세계무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DX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3대 DX 전략과 10대 추진방향을 기반으로 51개 세부 과제를 실행한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향후 3년 간 전체 서비스 가운데 30% 이상을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면서 “디지털 혁신 로드맵을 지방지원단과 해외무역관까지 확산시키는 한편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