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문서 솔루션 전문기업 이파피루스(대표 김정희)가 클라우드 플랫폼과 인공지능(AI)에 바탕을 둔 '데이터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이파피루스는 2003년부터 업계를 이끌어 온 페이퍼리스 전문 기업이다. 국세청 연말정산시스템,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 대법원 전자민원시스템 등 주요 공공기관은 물론 네이버, 포스코, 우리은행 등 각계 대기업과 금융기관까지 전자문서 솔루션을 보급하며 성장해 왔다. 지난 2020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인해 고객 문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비대면 페이퍼리스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었다.
주력 제품인 실시간 문서 스트리밍 뷰어 '스트림닥스(StreamDocs)'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사용자가 보는 특정 페이지만 불러오는 스트리밍 방식을 사용해 우수한 열람 속도를 자랑한다. 국내 웹 뷰어로서는 유일하게 여러 개의 문서를 한꺼번에 열람할 때 별도 병합 파일을 생성하지 않고 바로 하나의 문서처럼 보여주는 기능을 적용했다. 스트림닥스는 관공서, 교육, 연구, 금융 등 각계 주요 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2020년 판매량 150대를 넘겼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김정희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사회 환경 전반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파도에 제대로 올라타기 위해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분야로의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파피루스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통합 전자문서 서비스를 상반기 중 선보인다. 기존의 전자문서 열람·변환·서식 작성은 물론 AI를 활용한 광학 문자인식(OCR)과 실시간 문서 번역 서비스, 다자간 동시 문서 편집이 가능한 협업 툴 등 다양한 전자문서 솔루션을 원하는 부분만 필요한 기간만큼 구독하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에 이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까지 본격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에 발맞춘 행보다.
지난해 선보인 모터 고장 예측 솔루션 '모터센스(MotorSense)'를 선두로 AI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무게 50g의 작은 IoT 무선 센서를 모터에 부착하면 진동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AI가 이를 분석해 어떤 종류의 고장이 몇 퍼센트의 확률로 일어날지 2~4주 전에 미리 알려 준다. 국내는 물론 유럽·동남아 등 해외 기업에서도 현장에 도입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독일 협력사를 통한 OEM을 진행,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과도 총판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주로 사무실 안에서 전자문서 라이프사이클 핵심 기술을 공급했다”며 “앞으로는 문서에서 한 단계 나아가 데이터 생성·수집·분석을 통해 산업 전 분야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