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젠은 독자 개발한 국산 디지털마케팅·분석 솔루션을 앞세워 20년 이상 금융·공공분야 디지털마케팅 산업을 선도했다. 회사는 최근 제2 도약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마케팅·분석 솔루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를 위해 오브젠은 국내 최고 AI엔지니어로 손꼽히는 박찬진 상무를 영입했다.
박 상무는 “SK하이닉스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마케팅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며 “마케팅 분야도 AI를 접목하면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최근까지 SK하이닉스에 데이터사이언스 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 동안 팀은 빅데이터 분석과 AI를 활용해 수율 개선에 성공하면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반도체 가격을 예측하는 실험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검색이나 광고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 AI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에 비하면 우리는 파일럿 프로젝트 수준이며 AI를 통해 핵심 비즈니스를 펼치는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오브젠에 합류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AI랩 구성이다. 오브젠의 차세대 먹거리를 개발하는 핵심 조직이다. 랩에는 현재 6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20명으로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박 상무는 “마케팅 분야의 AI 플랫폼 만들어 실제적 비즈니스 가치로 연결하는 것이 랩의 목표”라며 “구체적으로 캠페인 관리 툴에 AI 컴포넌트를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브젠은 데이터셋을 만들고 고객을 연결, 캠페인을 추천하고 피드백 받는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AI를 접목하겠다는 게 박 상무의 생각이다. 이미 프로토타입은 완성됐으며 올해 안에 완성품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박 상무는 오브젠을 데이터 사이언스를 구현하기에 최적 기업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존 솔루션을 통해 우수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여기에 빅데이터와 AI를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기존 캠페인 관리시스템을 넘어선 미래 지향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케팅 분야에 AI를 연계해 가치를 창출하려면 배포·관리·운영이라는 싸이클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컴퓨터 값이 싸지고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한 분석한 결과가 곧바로 가치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드물다.
그는 “외산 솔루션을 예로 들면 주로 단위기술을 제시하고 사용자가 알아서 잘 쓰라는 식이 많은데, 당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고객의 요구에 정확히 응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AI는 데이터를 학습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아직은 AI를 다른 소프트웨어(SW)와 연동해 가치를 만드는 데 대한 국내 관심은 저조한 편”이라며 “수준 높은 SW 공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