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5세대 수소연료전지 나온다...철도·선박 부품사업 확대

3대 핵심부품 내구성 강화·크기 줄여
"작은 선박 하나에 수소전지 160개 필요"
'넥쏘' 스택 모듈화…상용차 시장 공략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현대자동차가 올해 안에 2.5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내놓는다.

성능과 내구성을 강화, 자동차에 국한돼 있는 수소연료전지를 철도나 선박에 확대 적용할 수 있게 한다. 내구성 향상으로 신뢰성과 수명을 크게 늘렸고, 핵심 부품의 성능 개선으로 시스템 부피도 종전보다 줄인 것이 특징이다. 당장 대형 수소트럭은 물론 수소선박 등에도 적용, 자동차 이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2.5세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최종 스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막전극접합체(MEA), 금속분리판, 기체확산층(GDL) 등 3대 핵심 부품의 성능과 내구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명은 늘리고 크기는 줄였다. 수소연료전지 출력 95㎾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승용차 수준의 내구성은 확보했지만 상용차를 비롯한 다른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내구성과 성능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구성 개선에 나선 가장 큰 목적은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다. 아직 내구성 측면에선 상용차 적용에도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실제 상용차는 승용차(16만㎞) 대비 6.25배에 이르는 100만㎞ 보증을 현대차에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보다 운용 시간이 더 긴 열차·발전 분야와 물의 저항을 견뎌야 하는 선박에선 더 높은 신뢰성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지 전기발생장치(스택)의 핵심 부품인 MEA, 금속분리판, GDL 등의 고도화에 집중했다.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키는 MEA의 출력을 개선하면서 수소연료전지 크기도 줄였다. 동일 수준의 성능을 내기 위해 적층해야 하는 단위 셀이 줄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가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면 수소 용기를 키워 주행거리를 늘리거나 탑승·적재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또 금속분리판의 전도율을 높이고 표면 부식 방지를 위한 초정밀 코팅 처리 기술 등을 추가하면서 내구성을 높였다. 내구성이 높아지면 스택의 성능 저하가 줄어들어 결국 수명이 길어진다.

현재 현대차는 자동차 이외 다양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부품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울산 화력발전소 내 1㎿급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수소발전 사업도 시작했다. 현대로템, 빈센과 각각 수소철도와 수소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현대로템과 빈센에 2.5세대 스택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시장성이 가장 큰 곳은 선박이다. 선박은 자동차와 달리 공기의 1000배에 이르는 물의 저항을 이겨 내야 하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달리려면 더 많은 수소연료전지가 필요하다.

김세훈 현대차그룹 연료전지사업부장은 최근 그린수소포럼에 참석해 “작은 선박에 속하는 멸치잡이배조차 8㎿급”이라면서 “승용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 160개가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넥쏘'의 스택을 하나의 단위로 모듈화, 향후 사업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모듈화에 따라 시스템 확장이나 구성은 물론 유지·보수에도 유리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지만 2세대 제품 이후 앞으로의 출시 일정과 사양 등은 상세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