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자동차 제조·판매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 '플랜S'를 발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주주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 로고와 디자인, 사명을 적용한 올해를 '기아 대변혁' 원년으로 선포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기아는 플랜S 3대 핵심 사업과 세부 전략, 중장기 재무 및 투자 목표를 공개했다. 플랜S는 전기차 사업 체제 전환과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이다.
송 사장은 “플랜S 세부 전략을 통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동화 중심의 구조적 변화를 달성할 것”이라면서 “혁신적 사업 모델로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서 새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아는 플랜S 전략을 구체화한 3대 핵심 사업을 소개했다. △전기차 전환 구체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역량 강화 △모빌리티 사업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전기차 전환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6년까지 11종의 풀 라인업을 구축, 2030년에 연간 16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는 2030년에 연간 88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 3월 공개 예정인 CV(코드명)를 시작으로 출시 계획을 1년 앞당겨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과 파생 전기차 4종 등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두 번째 핵심 사업은 PBV 역량 강화다. 송 사장은 2022년 첫 양산 모델 PBV01을 출시하고, 2030년에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 사장은 “기아는 군수차량 개발 경험과 특장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존 차량을 활용해 PBV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라면서 “세분화한 제품 구성을 통해 모빌리티향, 물류향, 리테일향 등 다양한 고객군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PBV 수요가 본격 확대될 2023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과 독자 플랫폼 개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다. 다양한 파트너십과 연계해 경쟁력 있는 PBV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도화한 자율주행 기술도 PBV 시장에 접목한다.
모빌리티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장기 성장 기회가 있는 영역임에도 서비스 제공 업체가 없거나 경쟁 업체가 있더라도 생태계가 충분하지 않은 영역에 집중한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는 도심별 환경 규제를 충족시키고, 성장이 예상되는 점유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장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인 고객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 위블을 올해 기업과 점유형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아모빌리티 서비스도 올해 유럽 4개국에 선보인다.
올해 사업 계획과 재무 목표도 밝혔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2% 늘어난 292만2000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3.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65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70.1% 늘어난 3조5000억원과 영업이익률 5.4%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송 사장은 “기아는 목표 달성을 위해 2025년까지 총 29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기존 사업 부문에서의 투자를 1조원 줄이는 대신 이를 자율주행과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핵심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입하는 등 미래사업 부문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