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항온·항습 물류창고 물색…명품 직수입 나서나

쿠팡 물류센터 참고사진
쿠팡 물류센터 참고사진

쿠팡이 항온(恒溫)·항습(恒濕) 물류창고 확보에 나섰다. 항온·항습창고는 일반 물류센터와 달리 상품의 부식, 변형을 방지하는 특수 창고다. 유통업체의 경우 주로 고가의 명품 패션잡화 전용 보관에 주로 이용되는 만큼 쿠팡이 명품 직수입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인천·부산항 배후단지에 항온·항습시설을 갖춘 물류센터 확보를 위해 다수 물류 전문업체와 접촉했다. 쿠팡이 임대에 나선 물류 창고는 1만평 규모의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특수 물류센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쿠팡이 항만 배후단지에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창고 임대를 위해 다수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원하는 조건에 맞춰 18개월 이내에 지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항온·항습 물류센터는 연중무휴 온도·습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고가 상품의 부식과 변색, 변형 등을 방지하고 품질을 유지한다. 주로 전자장비와 반도체, 의약품, 해외명품 보관에 이용된다.

유통업체 중에는 현대홈쇼핑이 2016년부터 해외명품잡화 전용 항온·항습창고를 운영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고가의 가방과 지갑, 시계, 화장품 등 1만8000여개 직매입 상품을 보관하기 위해 경기 군포시 물류센터 내에 153평 규모의 항온항습 창고를 구축했다. 이 창고는 온도 15~25도, 습도 15~40%로 일정하게 유지해 상품의 변형, 변색을 방지한다.

쿠팡은 현재 상온 물류센터와 신선식품을 보관을 위한 냉장·냉동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항온·항습 전용 물류센터는 없다. 직매입 품목이 주로 생필품과 공산품, 식품이기 때문이다. 명품의 경우 주로 병행수입 업체 등 외부 판매자가 오픈마켓에 입점한 형태로 취급한다.

이로 인해 쿠팡 명품 가품 논란이 꾸준히 불거졌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쿠팡 위조 상품 적발 건수는 7128건으로 G마켓 251건, 11번가 250건을 크게 웃돌았다.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가품 단속 강화에 나섰지만 시계협동조합과 갈등 등 잡음이 계속 새나왔다.

쿠팡이 명품 잡화 등 해외 브랜드 직수입 사업에 나설 경우 가품 논란을 잠재우고 거래액 성장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명품의 경우 백화점 기반 소싱 능력을 갖춘 유통 대기업이 쿠팡에 우위에 있는 상품군이다. 실제 롯데온과 SSG닷컴은 거래액 확대를 위해 명품 브랜드 판매를 전략적으로 늘리고 있다.

MZ세대 유입과 코로나19까지 맞물려 온라인 명품 시장도 고공 성장세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커머스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50% 이상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명품과 화장품 품질 유지 보관을 위해 항온·항습창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쿠팡이 지난해 패션 전문 플랫폼 C에비뉴를 열며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명품 직수입 판매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