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석탄 수입금지 후 전력 위기...화웨이 퇴출 보복하려다 역풍

中, 호주 석탄 수입금지 후 전력 위기...화웨이 퇴출 보복하려다 역풍

중국이 호주산 석탄 불매를 결정했다가 한겨울 전력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등 중국 석탄 시장의 위기가 가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발전소와 제철소에 '구두 통보' 방식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사실상 중단시켰고 12월에 공식화했다.

화웨이 통신 장비 퇴출 결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등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지난해 중국의 호주 석탄 수입금액은 78억9000만달러(한화 8조7000억원)에 이른다. 수입 금지 조치로 호주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국의 피해도 만만치 많은 상황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탄 수입국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호주에 의존해왔다.

중국 당국이 석탄 업계에 수입 다변화를 지시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콜롬비아산 석탄도 수입했지만, 호주와 비교해 운송비가 많이 들고 석탄의 질도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품 및 에너지 가격 조사 기관인 아거스는 최근 중국의 수입업체가 북미산 석탄 수입도 추진했다고 전했다. 북미산 석탄의 가격은 호주산 석탄보다 t당 100달러 비싸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 내 석탄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1월 말 현재 t당 고품질 난방용 석탄 가격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석탄은 중국 전력 생산의 60%를 차지한다.

중국 석탄수입업체 협의체인 중국매탄시장망은 최근 “수요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부족한 석탄 재고를 채우기가 힘들다”는 성명을 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당국은 베이징에서 국내 석탄 생산업체 7곳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석탄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

생산업체들은 석탄 시장 안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호주산 석탄 가격은 중국의 불매 결정 후 하락했지만, 일본과 인도 등 다른 국가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회복했다고 WSJ은 전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