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무인 상점' 농촌·산간 곳곳 누빈다

산업부, 26일까지 기술개발 업체 공모
올해 289억 등 2024년까지 지속 투자
언택트 서비스용 '셔틀 플랫폼' 개발
자율주행차 내 헬스케어 서비스 발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자율주행 기반으로 움직이는 무인 상점 개발을 추진한다. 미국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 상점에 미래차 기술을 더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상용화로 이어진다면 수요 부족으로 상점이 운영되기 어려운 농촌·산간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12~26일 '무인자율주행기술의 언택트 서비스 실용화 기술개발 및 기술 실증' 사업 참여업체를 공모하고 있다.

세부과제는 네 가지로 △언택트 서비스를 위한 공용 자율주행 셔틀 플랫폼 기술 개발 △언택트 스토어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 및 핵심기술 개발 △자율주행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및 핵심기술 개발 △자율주행 기반 언택트 서비스 운영 및 실증기술 개발이다.

산업부는 올해 289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지속 투자, 신산업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실증 사업을 통해 언택트 서비스가 가능한 전기 기반의 자율주행 셔틀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를 이동식 무인 상점이나 비대면 헬스케어 차량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고속도 시속 60㎞ 이상으로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게 목표다.

빠른 자율주행 셔틀 플랫폼 개발을 위해 해당 과제만 시작품(시제품 전 단계)을 보유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기술성숙도(TRL) 5단계부터 수행하도록 했다. TRL은 9단계로 나뉜다. 4단계까지는 시작품도 없는 시험실 연구개발(R&D) 단계 수준을 의미한다.

이동식 무인 상점은 무인 계산대, 자판기를 활용해 음식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전기차 기반이어서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다. 냉장고·냉동고 등으로 전력 소비량이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출력 3㎾h 이상의 경량 발전기도 갖추도록 했다.

이동식 무인 상점은 자율주행 기반으로 매일 물류 기지와 지정된 복수 판매 장소를 왕복 주행한다. 구체적 운행 경로와 일정은 온라인으로 받는 이용자 예약을 참고, 자동 생성한다. 주행부터 주차까지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물 정밀 인식 기술과 사고예방 기술 확보가 관건이다. 통신망을 활용해 교통인프라 정보도 수집, 자율주행 정밀도를 높인다.

실증사업에선 차량 두 대를 이동식 무인 상점으로 운영하며, 2000㎞ 이상 주행이 목표다. 판매 상품 등 이용자 수요를 파악, 10여 가지 사용 사례를 발굴한다.

최종적으로 2024년까지 농촌·산간 지역에서 서비스한다는 게 개발 목표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 시기는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곡선 주행이 많은 농촌·산간 지역을 자율주행 기술로 달리려면 도로를 정비하거나 기술을 고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 참여 업체가 시제품을 개발한 뒤 향후 상용화를 자체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자율주행차 내에서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도 함께 발굴한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자율주행 기술로 운전자가 운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분야다. 차량 내 탑승자의 건강 정보를 측정하고 분석·관리가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가 기대된다.

실제 레이다, 카메라 등을 활용하면 탑승자의 혈압·체온·비만지수 등 생체정보와 탑승자 위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번 실증사업에선 미디어 콘텐츠 기반의 진단·치료 소프트웨어(SW)와 커넥티드 디바이스 기반의 건강정보 관리 기술도 개발한다. 사용 사례는 10종 이상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과제 실무 작업반에 참여한 한두현 오비고 이사는 14일 “자율주행차 기반으로 상용화를 추진하는 서비스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자율주행차 기반의 언택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차량 사양 등의 데이터도 없었지만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